사상 유례없는 대검 청사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파업유도 의혹사건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23일 전격적으로 대검 공안부장실, 공안2과장실, 공안 연구관실, 중수2과장실 등 대검청사 4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중수2과장실은 진형구(秦炯九) 전대검공안부장의 지시에 따라 파업유도 보고서를 작성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이준보(李俊甫) 전공안2과장의 현 근무처이다.
검찰이 검찰을 상대로 한 압수수색이 처음인데다 그것도 대검청사라는 점에서 일선검사들은 당혹감과 함께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대검 관계자들은 독립적으로 수사를 진행하는 수사팀이 사전에 검찰총장이나 대검측과 상의없이 압수수색에 착수하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날 오후 3시40분께부터 시작된 압수수색에는 특별수사본부 소속 윤석만(尹錫萬) 서울지검 특수3부 부부장 검사, 컴퓨터 전문가인 이광형(李光珩) 서울지검 형사6부 검사, 수사관 8명 등 총 10명이 동원됐다.
김각영(金珏泳)공안부장은 윤부부장 검사로부터 압수수색 취지를 설명듣고는 시무룩한 표정으로 자리를 피해줬으며 해당 사무실 직원들도 순순히 압수수색에 응했다.
압수수색팀은 작년 6월부터 지금까지 작성된 보고서등 조폐공사 파업과 관련된 일체의 자료와 관련 기록이 담겨 있을만한 컴퓨터 본체를 모두 수사본부가 있는 서울지검으로 옮겼다.
이에 앞서 이 본부장은 오전 11시께 압수수색 영장을 작성할 것을 수사진에 지시했으며 이귀남(李貴男) 특수3부장 명의로 오후 2시쯤 법원에 영장을 청구했다.
대검 압수수색을 놓고 수사팀 12명 전원이 모여 격론을 벌이는 과정에서 "실효성이 있겠느냐"는 회의론도 있었지만 총장이 수사팀에 전권을 줬고 모든 의혹을 검증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고 한다.
이 본부장은 "진 전부장의 발언대로라면 대검 공안부가 범행의 중심지"라며 "한점 의혹없이 사건의 실체에 접근하려는 취지로 이해해 달라"고 압수수색 배경을 설명했다.
검찰은 그러나 압수수색 과정을 비공개해 기자들의 반발을 샀으며 일각에서는 이번 압수수색이 향후 정식 임명될 특별검사를 의식한 '과잉 수사'가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대검의 한 관계자는 "사상 유례없는 대검청사 압수수색을 지켜보며 착잡한 마음을 가눌 길이 없다" 면서 "수사상 일체의 허점을 용납하지 않으려는 특별수사본부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상 초유의 선례가 만들어졌다는 점에서다시 또 이같은 일이 되풀이될까 두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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