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서문시장에서 10여년째 인형 액세서리 등 조그만 가게를 운영하는 조금연(趙金衍·50) 백혜자(白惠子·48)씨 부부. 상주가 고향인 이들 부부는 이웃
도 전혀 모르는 고향 꿈나무 돕기사업을 10여년째 해오고 있다.
지난 90년부터 지역 소년소녀가장들에게 쌀과 부식비를 지원하고 지역 경로당을 찾아 봉사활동을 펴기 시작한 조씨는 92년부터는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미래발명가의 꿈을 키우고 있는 상주학생발명협회를 찾았다. 당시 발명협회는 지역 초중고 교사들이 의욕만으로 협회를 구성한 상태. 그러나 각종 대회 개최때 마다 협회는 경비는 물론, 변변한 상품 하나 마련하기도 힘든 실정이었다. 우연히 소식을 전해들은 조씨는 협회를 도우기로 작정하고 각종 대회 참석 경비 부담과 상장 상품 지원을 도맡다 시피했다. 이같은 열성 때문인지 상주발명학회는 그동안 전국 대회때마다 단체·개인상을 휩쓰는 등 눈부신 성과를 거두고 있다.
조씨는 지난해 수해때는 고향에 500벌의 내의를 구입해 전달했다. 상주 남산중 상주고교 모교에는 컴퓨터 1대씩을 기증하고 학생 그림그리기 대회와 고아원지원, 결식학생 10명에게 급식비 지급 등 지원대상을 늘려나가고 있다.
조씨는 큰 부자도 아니다. 고물 트럭을 구입해 부부가 액세서리 장사에 나선 것은 82년. 이들은 비좁은 차속에서 새우잠을 자가며 전국을 누비는 힘겨운 날들을 보내면서도 열심히 저축했다. 동전으로 모은 재산 이지만 알뜰함과 성실로 지금은 서문시장에 어엿한 점포도 마련했다.
조씨의 선행에 어렵게 번돈을 마구 써버리는 것 같아 얼마동안 남편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부인.
그러나 어려운 고향 사람들을 돕는 일을 남몰래 혼자서 한다는 사실을 알고 지금은 부인도 함께 같은 길을 즐겁게 걸어 가고 있다.
상주·張永華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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