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金宇中) 대우 회장의 25일 성명은 대우쇼크로 극도의 불안심리를 보이고 있는 금융시장과 해외 채권기관을 안정시키기 위한 진정책으로 풀이된다.
지난 19일 대우의 유동성 위기 극복방안이 발표된 이후 금융시장은 대우 구조조정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되면서 주식투매 현상이 벌어지는 등 극도의 혼란상을 보였다.
정부는 이에 따라 지난 23일 채권단이 직접 나서 구조조정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여전히 대우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구심이 해소될지 불투명하자 김우중 회장이 금융시장이 열리기 직전인 일요일 오후 직접 성명서를 낭독한 것으로 보인다.김 회장은 이날 대우의 해외 부채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하며 해외차입금이 많지 않음을 강조했다.
◆김회장 "욕심없다"김 회장은 성명에서 무욕의 자세로 대우그룹의 경영을 조기에 정상화해 국가경제에 미치는 부담을 없애고 명예롭게 퇴진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바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기자들에게 "대우는 앞으로 남은 6개월동안만 구조조정을 하는 게 아니라 지난해부터 꾸준히 해 왔으며 이제 마무리지을 때가 왔다"고 강조했다. 그는"약속을 하고 지키지 않은게 있었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항간에서 김 회장이 소유.경영권에 연연해하는 것이 아니냐는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데 대해서도 "욕심이 없다"는 표현으로 일축하고 회사 회생에 진력하겠다는 의사를 천명했다.
◆정부.채권단과 이견없다김 회장은 일부에서 정부.채권기관과 나의 입장이 서로 다른 것으로 오해하고 있다면서 정부, 채권단과 합의해서 구조조정하기로 약속한 만큼 이견이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대우의 추가계열사 매각, 담보 자산의 출연 여부 등을 두고 금감위.채권단과 대우사이에 생각이 다르다는 지적이 언론에서 계속 보도된데 따른 것이라고 대우측은 설명했다.
대우는 연말까지 9개 회사를 남긴다는 계획으로 구조조정을 가속화할 것이며 그 과정에서 구조조정이 제대로 안돼 대우증권 등의 계열분리나 출자전환이 불가피해지면 수용할 수 밖에 없지 않느냐는 입장이다.
또 대우자동차 소유.경영권에 대해서는 협상중이기 때문에 뭐라고 말할 수 없다는 정부 입장과 다를게 없다는 얘기다.
◆해외차입금 많지 않다대우의 해외차입금이 천문학적 수준이라는 소문이 가라앉지 않아 금융시장이 더욱 동요하고 있는 것으로 대우는 보고 있다. 대우는 이에 따라 해외차입금 규모를 공개해 우려를 불식하겠다는 전략으로 전환했다.
대우가 이날 밝힌 바에 따르면 해외 현지법인의 외화차입금은 68억4천만달러이며 이중 연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은 20억달러가 채 안된다. 현지법인 외화차입금중 70%가 본사에서 지급보증을 서고 있다. 대우는 단기차입금중 95%가 그동안 만기연장돼 왔다고 강조했다.
◆시장 안정만이 살길대우는 당장 내달 초순 주력 계열사의 유상증자를 앞두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시장의 동요가 계속될 경우 계획했던 유상증자가 차질을 빚어 재무구조개선 노력이 첫 걸음부터 어려워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해외부채의 경우도 이미 공개된 차입금 외에 외상매입금 등의 규모가 알려지지 않은데 대한 시장의 우려도 표출될 가능성이 있다.
대우는 이에 따라 강봉균 재정경제부 장관이 지적한대로 가시적인 성과를 제시하는 것 이외에는 시장을 안정시킬 방안이 없다고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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