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툇마루-탱자 만들기

귤나무를 어디에 심으면 탱자가 열린다고 했던가. 외부세력 영입을 추진하고 있는 각 정치세력들이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지난 주 앞다투어 새로운 인물을 충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국민회의는 개혁인사를 대거 합세시키겠다 하고, 자민련은 보수세력 가운데 쓸만한 사람을 끌어들여 당의 면모를 단숨에 새롭게 하겠다 한다.

한나라당도 이에 질세라 미래지향적 인물을 받아들이겠다는 발표로 맞서고 있다. 공동여당의 의도가 내년 선거를 겨냥한 몸 불리기임이 분명하지만 자기들이라고 그것을 못할 바 아니라는 것이다.

새 인물로 정치를 깨끗하게 하겠다는 것이 이들의 수사(修辭)다. 그러나 좋은 사람을 정치판으로 끌어들여 '탱자 만들어 버린'일이 어디 한 두번이었나. 귤나무를 가꿀 토양이라고 할 정치개혁은 정작 손끝도 대지 않고 있으면서 입 발린 소리만 하는 것이 정치인들의 능사(能事)다. 정말 앞뒤를 모르고 있는가. 정치개혁 입법이 먼저다.

김 태 일. 영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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