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근세 선(禪)불교의 중흥조인 경허(鏡虛·1846~1912) 선사가 연극무대를 통해 환생한다.
국립극단은 8월 9~14일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중앙극장 소극장에서 경허 선사의 일대기를 담은 연극 '아노마'를 황동근의 연출로 공연한다.
'아노마'는 지난해 국립극장 장막희곡 당선작인 송미숙의 희곡을 무대화한 것으로 인도 카필라국의 태자 싯다르타가 출가를 결심하고 성을 빠져나와 밤새 말을 달린 뒤 새벽에 만난 강의 이름을 일컫는다. 원래는 '숭고하다'는 뜻을 지닌 말이지만 싯다르타가 건넌 이후 속세와 인연을 끊는 첫 관문으로 변했다.
연극 '아노마'는 두개의 이야기를 극중극(劇中劇) 형태로 중첩시킨 뒤 상상을 뛰어넘는 경허의 구도(求道) 행각과 그를 무대에서 환생시키려는 말기 암환자의 투병과정을 교대로 보여준다.
시한부 삶을 사는 연극배우 성환(최원석분)은 경허 선사의 행장을 '아노마'란 제목으로 무대에 올리는 일에 마지막 불꽃을 태우지만 경허 선사의 실체에 다가가지 못해 좌절과 실망을 거듭한다.
그의 곁에서 안타깝게 지켜보던 아내 미우(계미경분)는 남편의 친구인 정담 스님을 찾아가 출가 결심을 털어놓고, 이를 안 다른 배우들과 스태프들은 성환을 돕기 위해 발벗고나선다. 개막을 하루 앞둔 총연습날 성환은 삭발을 하다가 경허 선사가 얻은 깨달음을 맛본다.
졸음을 이겨내려고 턱에 송곳을 대고 좌선했다든지 득도한 뒤 어머니 앞에서 옷을 모두 벗어던진 채 법문을 했다는 경허의 기행이 재연되며, 그가 남긴 선시(禪詩)도 소개된다.
공연시간은 평일 오후 7시 30분, 토요일 오후 4시. (02)2274-3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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