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각제개헌 연내 유보 결정 이후 자민련이 자중지란(自中之亂)에 빠져들고 있다. 자민련의 존재이유였던 내각제 문제를 스스로 내던지다시피 한 후 심각한 내홍에 빠져들면서 창당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당내 지도력도 급격히 와해되고 있고 합당과 관련해서는 찬성파와 반대파간에 심각한 갈등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26일 총재단회의의 마찰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내각제개헌 유보 결정후 현상 유지론을 펴고 있는 충청권 강경파들과 더이상 이대로 가서는 안된다는 합당파간의 반목이 여지없이 드러났다.
전날 국민회의와의 합당 불가피론을 편 한영수부총재에 대해 강창희총무는 공개적으로 당을 떠날 것을 주문했다. 강총무는 "DJT 세 분이 합당은 않는다고 결정을 했는데도 한부총재가 어제 귀국기자간담회에서 합당주장을 했다"면서 "당을 떠나라"고 요구했다.
한부총재도 물러서지 않았다. 한부총재는 "총무가 부총재에게 당을 떠나라고 할 수 있느냐"며 "소선거구제가 되면 합당을 해야 한다"고 반격했다. 양 측의 험악한 분위기는 결국 박철언부총재와 박태준(朴泰俊)총재의 중재로 마무리됐다. 박부총재가 먼저 "서로 예의를 지키면서 극단적인 표현은 삼가자"고 중재에 나섰고 박총재도 "오늘 같은 상황은 제가 부족한 점이 많은 탓"이라고 했다.
이 와중에 당내 지도력에도 심각한 문제가 생기고 있다. 김종필(金鍾泌)총리와 박총재의 입김이 먹혀들지 않는 것이다. 당직 사퇴서를 던지고 나간 김용환수석부총재와 이인구부총재 등은 지도부의 설득노력을 비웃는 듯 전혀 미동도 않고 있다. 특사를 보내 당 복귀를 설득해 보았지만 오히려 오너인 JP에 대해 격하운동을 벌일 정도다.
추후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의 협상을 위해서도 당내 결속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에서 당이 뜻대로 굴러가지 않는 것이다. 김총리는 이때문에 오는 29일 당무위원과 현역의원 전원을 점심에 초청해 놓은 상태다. 하지만 현재 JP가 내각제를 휴지조각으로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충청권 강경파들이 어느정도 따라올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李相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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