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클릭지구촌-미국 엽기적 연쇄살인사건

'나는 어릴때부터 살인을 꿈꾸어왔다'

지난 25일 체포된 살인범 케리 스테이너(37)가 FBI와 방송기자에게 밝힌 내용이다. 국내에서 신창원 문제로 떠들썩하고 있을때 미국에서는 요세미티 국립공원내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으로 뒤숭숭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월 15일 요세미티를 관광중이던 캐롤 선드(42)와 딸인 줄리(15), 딸의 친구인 실비나 펠로소(16) 등 여자 3명이 실종되면서 일어났다. 몇주후 캐롤과 펠로소는 렌터카 트렁크속에서, 줄리는 실종된 지역에서 50㎞나 떨어진 호수 인근에서 각각 시체로 발견됐다. 교살후 방화, 토막살해 등 살인 방법이 엽기적이었기 때문에 이사건 직후 요세미티에는 관광객들이 격감하고 언론은 무능력한 경찰과 FBI를 질타하는 등 미국 서부일대에서 큰 파문이 일었다.

상대가 모두 여자였고 관광객이어서 뚜렷한 단서가 없는 가운데 시간이 흘러가 거의 완전범죄가 될 뻔한 이 사건은 스테이너가 지난주 다시 살인행각을 벌이면서 드러났다. 요세미티의 박물학자였던 조이 암스트롱을 다시 토막 살해한 것.

범인인 스테이너는 선드 일행이 묵었던 한 모텔의 잡역부였으나 사건 이후 계속 근무해 용의선상에는 오르지 않았고 심지어 익명으로 줄리의 시체가 있는 곳을 FBI에 연락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된 후 그는 4명 모두 자신이 살해했다고 말하면서 "7살때부터 여자를 묶어놓고 살해하는 환상을 그려왔으며 머릿속에선 늘 살인을 하라고 부추기는 소리가 들린다"고 덧붙여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결국 사건이 벌어진 4개월 후 스테이너는 '살인에 대한 미친 욕망'으로 인해 다시 암스트롱을 살해한 후 붙잡힌 것. FBI 관계자들은 그가 부인하고 있지만 어릴때 동생이 납치된 것이 그의 인격형성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한 인간의 광란이 얼마나 무섭고 자신과 주변을 황폐화시키는가를 잘 보여준 사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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