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수해극복, 슬기롭게 대처를

장마가 끝났다 했고 태풍 '닐'이 지나간 뒤에 기다리기나 했다는 듯이 국지성 집중호우로 최고 600㎜가 퍼부어 경기.강원 북부지방에 심각한 물난리가 났다.우선 다급한건 몸만 빠져나온 이들 수재민들에게 식량 등의 생필품 지원이다. 암흑천지에다 일부는 교통두절, 전기.수도마저 끊긴 고립무원의 처지에 놓여있기에 당국도 체계적인 구호활동에 최선을 다해야겠지만 전국민들이 스스로 나서 이들의 화급한 생계와 잠자리 해결에 십시일반(十匙一飯)으로 도움을 줘야 할 것이다.이곳 경기.강원 북부지방은 지난 96년과 지난해에 이어 3년째 똑같은 물난리를 겪고 있다는데서 당국의 수방대책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물론 하룻밤새 최고 600㎜가 퍼부은 엄청난 강수량엔 방재에도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임진강과 한탄강이 북한과 공유하고 있는데다 군사지역이기 때문에 수방대책엔 한계가 있다는 당국의 해명은 3년째 똑같은 수해가 거듭되는 상황에선 궁색한 변명에 불과하다.

3년째 제방이 범람, 수십명이 떼죽음을 당하고 수만명의 이재민이 났다면 정부차원에서 서둘러 대책을 강구, 안전을 기했다면 그나마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인재(人災)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이번을 계기로 현지 주민들의 얘기를 최대한 수렴, 홍수 조절장치 등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수방대책을 강구, 빠른 시일내에 실행에 옮겨야 할 것이다.

또 지난해 무려 1천300만달러나 들여 도입한 기상관측용 슈퍼컴퓨터마저 이번 집중호우의 강수량 측정엔 무용지물이었다는 기상청의 예보관리체계도 좀 더 현실적인 접근으로 풀어야 할 문제점으로 부각된 이상, 좀더 과학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컴퓨터시대에 원시적인 수해에 속수무책이라면 앞뒤가 맞지 않는 모순이라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곁들여 이 집중호우를 뿌린 구름층이 점차 남쪽으로 내려온다고 하고 새로운 태풍 '올가'가 오키나와해상에서 북진중이라 대구.경북지방에도 호우주의보가 내려졌다.

지난번 장마전에 우리가 지적한바 있지만 특히 지난해 경북중북부 및 동부지방에 수마가 할퀴고 간 상처가 채 복구도 안된 마당인 만큼 경기.강원지역의 수해를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 서둘러 종합적인 수방대책을 강구해주길 당부한다. 특히 재난구조체계를 더욱 철저히 점검, 만전을 기해 최소한 인재(人災)였다는 비판만은 듣지 않도록 대구시 및 경북도 당국에 거듭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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