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3일만에 밥 먹어요"

김치·생수서 속옷까지 이재민 돕기 발길이어

"집을 버린 채 맨몸으로 나온지 3일만에 처음으로 밥을 먹었습니다"

강원도 철원지역에 내린 폭우로 분산, 수용돼 생활하고 있는 주민들이 2일로 3일째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의·식·주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국민의료보험관리공단 철원지소에서 생활하고 있는 이재민 50여명의 경우 집을 나온지 2일째까지 컵라면 하나로 견디다 3일째인 이날 비로소 어려운 사정을 듣고 갈말부녀소방대 등이 이웃사촌의 정으로 보내온 쌀과 가스레인지로 모처럼 점심다운식사를 했다.

갈말부녀소방대는 물을 끊여 보온병에 담아오고 김치를 제공했으며 철원읍 사무소에서는 10㎏짜리 쌀 4포대를 보내왔다.

또 누군가는 츄리닝 15벌과 속옷 30벌을 두고 갔으며 철원읍 자율방법대원들은 가스레인지를 설치해 주고 생수 12병을 가져오는 등의 정을 베풀어 이재민들은 밤 9시께 늦게나마 저녁식사도 마쳤다.

그러나 21개소에 분산수용돼 있는 철원지역 276가구 722명의 이재민들은 여전히 젖먹이에게 줄 분유를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속옷 등 의류도 부족해 커다란 불편을 겪고 있다.

이재민이 고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점차 수위가 오르고 있는 남대천 주변 주민들도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못하고 있다.

이날 오전부터 필사적으로 모래주머니를 쌓는 등 남대천 청량보 날개벽의 붕괴를 막아 스스로를 지킨 주민들은 밤이 되자 2인 1조의 순찰조를 편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불침번을 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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