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연천지역 수해는 연천댐 때문"

지난 96년에 이어 두번째 집중호우 피해를 입은 경기도 연천지역 주민들의 연천댐에 대한 불만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주민들은 "연천댐이 96년의 수해는 물론 이번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피해의 근본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댐의 철거를 요구하고 있다.

주민들은 "이 댐이 남아 있는 한 언젠가는 이번보다 더 큰 재앙이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주민들은 96년의 경우 댐 일부가 붕괴되면서 물이 한꺼번에 방류돼 한탄강 하류와 인근 저지대에 큰 피해를 냈으며 이번에도 7개 수문을 한꺼번에 열어 침수피해를 발생시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댐의 물이 한꺼번에 방류될 경우 한탄강 수위가 갑자기 상승, 차탄천 등의 물이 한탄강으로 유입되지 않아 연천읍 지역 등이 침수피해를 입는다는 것이다.

또 순식간에 강물이 불어나 미처 대피하지 못한 주민들의 인명피해가 발생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특히 주민들은 96년이나 이번 같이 댐의 부분 붕괴나 일시 방류가 아닌 완전붕괴 상황이 발생할 경우 댐 하류지역 주민들에게 엄청난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지난 86년 11월 홍수조절과 전력생산을 목적으로 건설된 연천댐은 집중호우때마다 붕괴 가능성이 대두해 인근 지역 주민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96년 7월 이 지역에 집중호우가 내렸을 때 연천댐은 수압을 견디지 못하고 양쪽제방이 무너져 연천읍내 전역이 침수되는 피해를 냈다.

연천댐은 지난 1일에도 보강공사를 위해 설치한 가(假)물막이시설이 물길을 막아 댐 왼편 둑 경사면이 붕괴됐다.

이번 집중호우로 갑자기 불어난 한탄강물에 오빠를 잃은 고정화(38·여·전곡읍 전곡리)씨는 "댐 방류로 강물이 갑자기 밀려와 차를 이동주차중이던 오빠가 피할 시간적 여유도 없이 급류에 휘말려 사망했다"고 말하고 "똑같은 피해를 막기 위해 연천댐은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민 최재봉(54·연천읍 차탄리)씨도 "연천댐이 홍수조절을 전혀 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이곳에서 생산되는 전력을 사용하는 주민들도 많지 않다"며 "이 지역의 홍수피해를 막으려면 댐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군(郡) 관계자는 "댐이 하류지역 침수피해의 근본원인이 되지 않는다"며 "댐의 수문을 일시에 열어도 하류지역 수위는 3㎝가량 상승할 뿐"이라고 주민들의 주장을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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