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중부권에 머물고 있던 비구름대와 합쳐져 엄청난 양의 비를 뿌릴 것으로 보였던 제7호 태풍 '올가'(OLGA)는 예상보다 비 피해는 크게 내지 않았다.
이는 태풍이 북상하는 동안 중부지방의 비구름대가 남쪽으로 이동, 지금까지 거의 비가 오지 않았던 충남,경북 등지에서 태풍과 결합, 이곳을 중심으로 집중적인 비를 뿌렸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최고 800㎜가 넘는 기록적 폭우에 뒤이어 태풍의 피해까지 겹칠것으로 우려됐던 서울.경기.강원 등 중부지방은 '대홍수'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하면서 한숨을 돌리게 됐다.
반면 태풍 '올가'는 발생이후 중형 중급 태풍의 위력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빠른 속도로 북상하면서 '살인적인 강풍'을 몰고 왔다.
태풍의 북상 속도를 빠르게 만든 것은 한반도 북서쪽에서 북동쪽으로 불어오는제트기류(중위도 상공에서 풍속이 가장 빠른 기류)에 태풍이 휩쓸려 올라왔기 때문.결국 제트기류로 인해 태풍은 예상보다 짧은 시간 한반도에 머물렀고 최악의 피해는 막을 수 있었다.
◆중부지방 비 피해 적었다.
기상청은 지난달 31일부터 중부지방에 최고 800㎜가 넘는 폭우를 쏟은 비구름대가 북상중인 태풍과 합쳐져 일반적으로 태풍이 가져오는 200~300㎜의 강수량을 훨씬 초과하는 플러스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했었다.
이같은 전망에 따라 기상청은 당초 강수량이 100~300㎜, 많은 곳이 500㎜이상일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2일밤부터 태풍과 비구름대가 합쳐지면서 예상치에 달하는 100~500㎜가량의 비가 내렸다.
하지만 태풍으로 인한 폭우는 제주와 충남,경북 등 지금까지 비가 거의 오지 않았던 지역에 집중되면서 우려됐던 중부지방의 대홍수는 피할 수 있었다.
기존의 비구름대가 2일 오후부터 서서히 남하하면서 에상보다 비교적 남쪽에서태풍과 결합했던 것이다.
이후 비구름대는 자신보다 훨씬 힘이 센 태풍의 소용돌이에 휩쓸려 약화된 채 함께 올라갔다.
기상청은 중부지방에 태풍으로 인한 비가 그리 많지 않았던 것은 태풍이 북서진중 비구름을 몰고 다니는 오른쪽 소용돌이가 육지위를 지나게 되면서 충분히 수증기를 머금지 못해 북상하면서 비구름대가 약화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바람피해 컸다
태풍으로 인한 피해는 사실 비보다 바람이 더 크다.
단지 이번 태풍의 경우는 중부지방에 이미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상황이어서 큰 비가 더 걱정이었다.
그러나 태풍 '올가'가 몰고 온 강풍은 가히 '초특급'이었다.
전남 완도 지방에서는 순간 최대풍속이 초당 46m, 제주 마라도에서는 43m에달하는 등 전국 곳곳에서 바람으로 인한 피해가 잇따랐다.
바람이 강했던 것은 태풍 '올가'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북상하면서 중심최대풍속 30m, 중심기압 975hPa, 반경 240㎞(동쪽은 480㎞)의 영향권 등 발생 당시부터 한반도 진입까지 그 위력을 고스란히 유지했기 때문이었다.
여기에 태풍이 내륙이 아닌 해안을 타고 북상한 것이 오히려 강풍을 몰고 왔다는 분석도 있다.
태풍은 보통 육지에 상륙하면 지표면과의 마찰로 바람의 세력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제트기류가 피해 최소화
이번 태풍은 시속 18㎞로 시작해 30㎞로 빨라지더니 제주도 서쪽에 진입한 뒤부터는 무려 45㎞로 질주했다.
태풍 '올가'가 이같이 빠른 속도로 북진한 것은 한반도 북서쪽에서 동쪽으로 불어오는 강한 제트기류에 휘말렸기 때문으로 기상청은 분석하고 있다.
이에따라 태풍은 중심이 3일 밤 늦게 황해도 해주에 상륙한 뒤 평북 만포시 부근을 거쳐 만주쪽으로 빠져나가 제트기류를 타고 북동쪽으로 급선회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보고 있다.
결국 태풍의 빠른 북상속도로 인해 자연히 태풍이 한반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시간도 짧아져 장시간 집중호우와 강풍이 계속되지 않았던 것이다.
강한 위력에도 피해가 예상보다 적었던 것에는 이같은 제트기류의 역할이 극적으로 작용했다는게 기상당국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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