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치는 듯 다시 쏟아지는 폭우 때문에 수해지역 주민들의 고통은 끝이 안보인다.수마가 할퀴고간 경기북부 파주, 연천, 동두천지역 주민들은 수해로 인한 재산손실 외에도 쓰레기, 질병, 식수난에 시달리고 있다.
◇쓰레기=침수지역은 예외없이 급류에 쓸려온 쓰레기로 산더미를 이루고 있고 하수도 등에서 역류한 오물이 악취를 풍기고 있다.
현재 경기도 재해대책본부가 추정한 수해지역의 쓰레기량은 4만100t으로 도 전체의 하루 평균 발생량 6천670t의 6배에 달한다.
그러나 이는 침수가구를 근거로 계산한 잠정치로 앞으로 실제로 현장에서 발생할 쓰레기량은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수도권 쓰레기 매립장의 쓰레기 반입이 4일째 중단돼 쓰레기 대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실정이다.
도는 4일부터 쓰레기 청소차 75대를 동원, 파주, 연천, 동두천, 포천지역 쓰레기 청소작업을 벌일 예정이지만 전체 쓰레기를 치우기에는 한달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하천범람으로 시가지 대부분이 물에 잠긴 파주 문산읍은 토사가 온 시가지를 황토빛으로 뒤덮고 있고, 침수됐던 물이 빠져나간 파주시 파평면, 적성면 일대도 대문 앞마다 쓰레기가 쌓여 있다.
연천군 백학면 주민 김성학(40)씨는 "나흘째 쌓여있는 쓰레기로 악취로 온가족이 피부질환에 시달리고 있다"며"물이 빠져나가면서 집에 들어가 쓰레기를 치우고있지만 기름과 오물냄새로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라고 말했다.
◇질병=경기북부 지역에서 설사와 피부병을 호소하며 임시 진료소를 찾은 환자가 벌써 2천명에 이르고 있다.
이중 복통, 설사, 두통을 호소하는 내과환자가 936명으로 가장 많았고 피부질환환자는 293명, 외과환자는 253명이었다고 도 재해대책본부는 밝혔다.
실제로 파주 문산, 연풍 초등학교와 봉일천중학교 등 3곳에 설치된 진료소를 찾은 수재민은 모두 283명으로 전날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연천군 장남면 원당리에서는 이날 말라리아 의증환자 5명이 발생했다는 신고가 들어와 의료진과 의약품이 헬기로 공수되기도 했다.
수해지역 주민 대부분은 흙탕물과 오수에 빠진 뒤로 가려움증 등을 호소하고 있지만 현재 수해지역 중에 교통이 두절되는 지역이 많아 주민들에 대한 충분한 의료지원은 요원한 실정이다.
장기간 침수되고 있는 파주시 문산읍과 연천군 장남면과 백학면 지역은 장티푸스, 콜레라 등 수인성 질병이 발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방역당국은 보고 있다.
연천지역의 경우 실제로 주민상당수가 심한 설사와 구토로 탈수증세까지 보이고 있지만 복구작업에 바빠 병원에는 갈 엄두도 못내고 있고 임시진료반은 턱없이 부족하다.
경기도 박영숙(朴英淑)보건과장은 "비를 맞은 뒤 온몸에 열이 나거나 피부질환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다"며 "파주, 연천을 중심으로 20여곳에 의료반이 지원됐지만 의료진과 장비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식수난=파주, 연천 등 경기북부지역 주민 23만여명은 물난리 속에서 식수난을 겪고 있다.
파주 문산취수장과 한탄강 동두천 취수장, 포천군 운산, 영북취수장 등 취수장 4곳과 일부 수도관이 물에 잠겨 시설이 고장나거나 수도관이 파손됐지만 아직 복구가 되지 않고 있다.
평소 하루 5천900여t 공급되던 수돗물이 끊기는 바람에, 해당 시.군 주민들은 자치단체에서 지원하는 먹는 샘물이나 급수차량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상태다.도 재해대책본부는 급수차 46대와 소방차 128대 등을 동원, 먹는샘물 6천여 상자와 식수를 파주, 연천, 동두천, 포천지역에 공급했다고 밝혔지만 현장 주민들은 밥조차 제대로 짓기 힘든 형편이다.
이 때문에 파주와 연천군, 동두천시내 학교와 교회에 설치된 이재민수용소에는"물이라도 충분히 달라"는 주민들의 항의가 계속되고 있다.
파주시 적성면 이준영(41)씨는 "먹는 샘물 1, 2통이 수재민이 하루 받을 수 있는 물의 전부"라며 "며칠째 세수는 물론 라면도 제대로 못끓여 먹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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