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진짜 태풍'

지난 2일 일본 해군함정 2척이 한일해군의 공동훈련 참가 목적으로 부산항에 입항했다. 폭우와 태풍소식에다 정가의 세풍과 후3김론까지 겹쳐 국내가 어수선한 분위기여서 세인의 큰 주목은 끌지 못했다. 일본의 독도탈환 가상작전이 만천하에 알려져 우리의 분통을 터뜨린지 며칠만인가. 그런데도 일본함정은 소리없이 다가온 것이다. 이것뿐인가. 일본은 오는 2015년까지 4만t급 경항공모함 2척을 보유하겠다는 것이다. 건조에만 10년이 걸린다는 이 경항공모함은 지금은 폐기됐지만 러시아 극동함대가 보유했던 민스크호와 맞먹는다니 태평양을 주름잡을 모양이다. 엄연히 군사력 보유를 금지하는 평화헌법과 수비만 전담하라는 방어원칙 같은것은 안중에도 없다는 의미다. 이를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가. 일본은 이미 경제대국 단계를 거쳐 군사대국화로 치닫고 있다. 따라서 새로운 세계의 질서를 미국의 구도에서만 바라보지 말고 일본이 이러한 질서속에서 이미 차지하고 있는 위치를 간과하지 말도록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솔직히 우리는 너무 많은 일본의 군사대국화 조짐들을 놓치고 있는지도 모른다. 지난 65년 한일협정이 체결된후 정치·경제뿐 아니라 군사·문화적인 분야에서까지 한일관계는 선린우호라는 이름으로 그럴듯하게 포장되기 일쑤였다. 그러나 그게 진정한 우호관계에 기초한 것일까. 비근한 예로 정신대문제 하나만 봐도 그렇고 북한과의 교섭과정을 봐도 어느것 하나 선린우호라는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왜놈이나 극일의 차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니…. 중국경제전문가들 사이에는 도쿄와 서울 그리고 상하이, 타이베이, 홍콩, 싱가포르를 잇는 벨트를 경제복도라는 용어로 표현한다. 세계 경제력의 30%가 이 지역에서 생산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일본은 이런 경제복도를 군화로 걸어 다니려 하고 있다. 이것이 진짜 태풍이다.

김채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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