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 원로·중견 시조시인들의 시전집과 시조집이 나란히 출간됐다.시조시인 최기호씨가 제17시집 '아버님 가신 길이'를 함께 담은 시전집 '휴산시문록'(休山柴門錄)을 발간했고, 문무학씨가 네번째 시조집 '달과 늪'을 펴냈다.
최씨의 '휴산시문록'은 지난 79년에 발표한 제1시집 '지명을 보며' 이후 20년동안 창작작업의 성과를 담아낸 전집. 시와 더불어 걸어온 시인의 짧지 않은 문학인생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책 분량만도 670쪽. 책 부피만큼 올곧은 삶과문학을 향한 시인의 두터운 열정이 녹아 있다.
'산굽이 물굽이/ 한 세월을 돌아/ 기운 해 외로 밟을/ 길 하나를 늘 옆하여/ 산수정(山水情)/ 바람설렘에/ 느지막이/ 취하네'〈제17시집중 '취향'(醉鄕)〉
78년 '현대시학' 추천으로 등단한 최씨는 많은 작품을 통해 고향을 노래했다. 90년이후 9년 가까이 경산출신 출향인사들의 애틋한 고향생각과 동정을 담은 반연간지 '고향등불'을 펴내는 등 뿌리에 대한 강한 의식을 보여주고 있다.
대구시조시인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문무학씨의 시집 '달과 늪'은 늪 같은 삶 속에서 달을 보듯 쓴 시 50여편을 한 권에 묶어냈다. '눈물은 일어선다'에 이은 네번째 시집.
시를 쓰는 일은 열쇠를 만드는 일과 같다고 말하는 시인은 인간의 닫힌 가슴을 열고, 인간의 고통을 잠그기 위해 시를 쓴다고 시집에서 고백하고 있다.
'살아보니 그렇더라/ 우리네 삶 속에서/ 기쁨은 가볍고/ 슬픔은 무겁더라/ 가벼워/ 쉬 사라지고/ 무거워/ 오래 남더라/…'('그렇더라 그렇더라'에서)
시인은 보이지는 않지만 진실한 것, 아름다운 것들이 감추어져 있는 곳간 문을 열기 위해 시 쓰는 일에 늘 몰입한다. 때로 사는 일이 서러워서 시를 읽는다고 토로한다. 그래서 시를 쓰고 읽는 일에 대해 "사람들이 잊고 사는 지난 세월의 무게에서 무언가를 깨닫거나, 아직 우리 앞에 당도하지 않은 먼 미래를 미리 열어보고 해답을 찾는 일"이라고 정의해 낸다.
徐琮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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