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통계청에서 발표한 '통계로 본 세계 속의 한국'이란 자료를 보면서 '참 실속 없는 나라구나'하는 자탄을 금할 수가 없었다.
교통사고 사망자수(1천명당) 세계 2위, 일부 선진국보다 더 높은 이혼율, 미국.프랑스보다 더 높은 이동전화 가입률, 고학력자 세계 최고 수준, 높은 학력에 비해 연구.저술 실적은 형편없고 학문에 대한 관심도는 최저, 그나마 수출은 세계 12위(98년)이라는데 그것도 속을 들여다보면 외국에서 부품을 수입해 완제품을 만들어 수출하는, 부가가치가 낮은 실속 없는 장사....
도무지 수년 전보다 나아지거나 발전적인 것이라곤 없는 통계 결과다. '세계 속의 한국'이라기보다 '거꾸로 가는 한국'이 더 어울리는 표현이 아닐는지.
언제부터인가 허세스런 몸짓에 더 익숙해진 우리는 IMF에 발목이 잡혀 있는 지금까지도 속속들이 나쁜 버릇을 고치지 못한다.
점심은 라면으로 때우면서 남들 앞에선 이쑤시개 물고 호텔 커피숍 커피를 마시는, 그런 웃기는 짓은 벌써 내다버렸어야 할 '허세'다. 어떤 이는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이혼율이 높아진 것은 '선진국으로의 진입'이 아니겠느냐고.
李 忠 熙.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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