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백화점 유아 휴게실 도난사고 자주 발생

유아를 둔 부모라면 대구백화점 8층 유아 휴게실을 자주 찾게 된다. 잠든 아이를 눕힐 수도 있고, 수유 또는 기저귀를 갈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날도 난 잠든 아이를 잠시 눕히기 위해 유아 휴게실을 찾았다. 여느때와 같이 어수선한 분위기였고, 난 아이를 침대위에 눕히자 마자 가방을 들고 소파에 앉았다. 내 옆자리엔 우리아이와 비슷한 또래로 보이는 여아의 엄마가 앉아있었다. 그녀는 "밖에 비 와요?"하며 말을 건넸고 우린 그런 곳에서 오가는 일상적인 대화를 나눴다. 어느새 휴게실엔 그녀와 나 둘만 남았고, 갑자기 나의 아들이 침대에서 일어나려 했다.

난 본능적으로 아들에게 뛰어갔다. 그곳에는 추락사고가 자주 일어나기 때문이다. 우는 아리를 달래고 우유를 주려고 돌아서는 순간 난 그녀와 나의 가방이 없어졌음을 느꼈다. 순간 난 빨리 이 사실을 백화점 직원에게 알려야겠다는 생각에 9층 신용판매부로 올라갔다. 사정을 말하려고 하니 데스크 앞의 아가씨는 자신은 모른다고 하며, 1층 안내데스크 아가씨에게 가라고 했다. 1층 데스크 아가씨는 다시 방송실로 연락을 하라고 했고 방송실 아가씨는 분실물 방송은 할수 없다고 했다.결국 난 배고프다며 울고 있는 아이를 업고 백화점 안에서 혼자 발버둥쳐야 했다. 다음날 소비자상담실에 전화를 했다. 전화담당자는 자신의 일에 충실하다보면 그럴수도 있다며 백화점 사정을 변명하기에 바빴다. 백화점 유아 휴게실은 나와 같은 일이 자주 일어나는 곳이다. 그런데 그 후에도 CCTV가 없었고, 그때마다 나와 같은 경우를 당했을 다른 고객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김명근(대구시 서구 비산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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