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남북 4자 6차본회담 결산

스위스 제네바에서 5일부터 9일까지 열린 한반도 평화구축을 위한 4자회담 6차 본회담은 토론 과정에서 보인 일부 의견접근의 불씨를 살리지 못하고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

이번 본회담은 북한 미사일 시험발사 문제가 초미의 국제적 관심을 모으고 있는 상황에서 열리게 됨으로써 장기적인 한반도 평화체제를 논의하는데 취지를 둔 4자회담은 애초부터 뒷전으로 밀리는 인상을 주었다.

그러나 6일 열린 '평화체제 분과위'의 경우 지금까지 평화체제의 내용에 대한 논의를 거부해 왔던 북한이 처음으로 이 문제를 다룰 수도 있다는 유연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7일 회의에서 본격적인 논의에는 들어가지 못하고 제자리 걸음을 계속했다. 북한은 평화체제의 내용에 앞서 평화협정 체결 주체가 먼저 결정돼야 하며 협정체결 당사자는 북한과 미국이라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긴장완화 분과위' 회의도 한.미와 북한이 기존의 입장차이만을 확인한 가운데 5차 본회담때와 마찬가지로 의제 선정에서부터 의견이 맞서 진전을 보지 못했다.북한은 한국측이 의제로 제시한 △군사당국간 직통전화 설치 △군 인사교류 △군사훈련 사전 통보 및 참관 등 군사적 신뢰구축 조치들은 효과가 없다고 일축하고 이보다는 '근본적인 문제' 즉 주한미군 철수 및 북미 평화조약 체결 문제를 의제로 다루어야 한다는 입장을 되풀이 했다.

사실 97년 12월 1차 본회담이 열린 이후 이번까지 6차례에 걸쳐 회담이 열렸으나 성과라면 실질문제를 다루기 위한 두 분과위가 구성돼 가동에 들어간 정도이다.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4자회담 무용론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측 회담 관계자는 그러나 "빙하의 움직임과 같은 변화(glacial change)"라는 표현으로 4자회담 진전 상황을 설명했다. 즉 눈에 띄는 변화는 없지만 물밑으로 조금씩이나마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입장 변화라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전제하고 "기대하는 변화를 얻기 위해서는 더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으나 "실질문제에 대해 토론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낙관론을 폈다.

그는 "4자회담 자체가 정세 변화를 유도하기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하고 "오히려 변화될 수 있는 정세를 담아 공통의 이해를 만들어내는 용기로서의 의미를 지닌다"며 대화가 계속된다는 자체에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고 애써 강조했다.

(제네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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