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의 원내총무를 흔히 원내 야전군사령관으로 부른다. 국리민복(國利民福)을 위한 민의의 전당안에서 살벌한 느낌을 안기는 야전군사령관이란 말이 과연 합당하냐의 여부는 그렇다 하더라도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는 직책임을 알리기에는 족하다. 한나라당의 이부영(李富榮)총무가 8일, 김영삼 전대통령을 상도동(上道洞)으로 찾아가 2시간40분여 밀담을 나눴다. 원외에까지 영역을 넓힌 느낌이다. 이총무는 무려 18년이란 세월을 재야에서 활동한 의지의 인물로도 평가되지만 그의 이력중 쉽게 봐넘길 수 없는 대목중 하나가 94년에 민주개혁정치모임의 의장을 역임한 사실이다. 민주개혁을 위한 본인의 신념이 남달랐으리란 짐작은 하고도 남음이 있다. 문제는 그의 남다른 정치신념이 때마침 전직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 하나만 믿고 서울 광화문(光化門)쪽에다 무려 100평규모의 사무실을 개설하겠으니 김대중정부가 뒷돈을 대라고 으름장을 놓은 YS를 만나 평소의 소신과 세상민심을 제대로 전달했는지 궁금하다. 작금, YS의 행태에 대해 정치권은 물론 일반국민들까지 한마디씩은 다 하는 판에 이총무라고 느낌이 없었을까. 최소한 '밉다니 업어달란다'며 눈을 흘기는 세상민심정도라도 전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보도된 대로라면 한나라당이 강해야 반DJP연합전선의 중심에 설 수 있다고 YS가 강조했다지만 현실적으로는 강해지려는 야당의 발목을 오히려 YS가 잡고 있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끝가지 속내는 털어놓지 않은채 '좀 더 노력…'만 되풀이한 그에대해 한나라당은 지금쯤은 뭔가 생각을 정리해야 할 때가 온 것같다. 주화파(主和派)든 주전파(主戰派)든 당내 양파의 견해를 빨리 흡수, 대여 전열을 가다듬어야 그나마의 위상도 확보된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2시간40분의 밀담은 민주개혁을 위한 것이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최창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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