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동구(東歐)로부터 미그21전투기 40대를 도입했다는것이 사실이라면 예삿일이 아니다. 총 구매 가격이 2억달러 가량이라니 그 돈이 어디서 조달됐는지, 혹시 금강산관광비를 전용한것은 아닌지 이만저만 걱정이 아니다. 북한은 헐벗은 주민들을 제대로 먹이지도 못해 이미 우리측으로부터 비료를, 미국과 일본으로부터 식량을 지원받은 외에 최근에는 수해로 세계식량계획(WFP)에도 손을 벌리고 있는 세계의 최빈국(最貧國)이다. 이런 처지에서 백성은 아랑곳없이 휴전선 일대에 170㎜ 자주포와 240㎜방사포를 증강하더니 잇따라 이번에는 전투기 도입설까지 나돌고 있으니 국가가 도덕성을 상실하기가 이 정도일 수 있는지 경악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적지않은 구호품과 비료, 금강산관광비등을 보내주면서 이 금품들이 헐벗은 북한 주민을 돕고 한반도 평화정착의 밑거름이 되기를 기원해 왔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이것이 자칫 우리 목을 겨누는 비수가 되어 북한군의 군비가 증강되고 군량미가 될는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을 갖고 있었다. 그런만큼 북한의 미그기 도입 첩보가 사실이라면 이를 철저히 따져서 제돈 대주고 뺨맞는 어리석은 짓은 되풀이 않아야할 것이다.
북한의 미그기 도입 등 군비증강은 또 동북아에 긴장을 고조시키고 세계가 냉전후 평화체제로 줄달음치고 있는 이 시점에 때 아닌 군비경쟁을 촉발 시킨다는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지난해 대포동 2호 로켓발사 이후 일본이 항공모함 건조 등 군사대국의 길을 본격화 하고 있고 이에 질세라 중국이 패권주의의 깃발 아래 8천km대륙간 탄도 미사일 개발을 서두르는 등 동북아의 군비경쟁은 북한측의 긴장고조에 한몫의 책임이 있음을 부인키 어렵다 할 것이다.
아무튼 지금까지 현대가 북한에 지불한 돈은 1억6천만달러이고 앞으로 6년3개월간 9억4천200만달러를 지급키로 돼 있는 만큼 북한이 이 돈들을 평화의 목적이 아니라 군비증강에 일부나마 전용할 가능성을 항상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솔직한 우리의 심경이다.
따라서 차제에 북한측과 대화를 통해 금강산 관광비를 평화를 목적으로 하는 용도에만 쓰겠다는 다짐이라도 받았으면 한다.
만약 북한이 금강산관광비로 미그기를 구입하고 군비증강을 계속한다면 우리도 송금을 중단하고 대북교류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를 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정부로서도 햇볕정책을 유지하려면 국민 앞에 떳떳할 수 있는 명분이 있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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