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외다리 타법 이승엽-왕전즈와 닮은 꼴

이승엽(23·삼성)과 왕전즈(王貞治)는 시대를 초월한 닮은꼴이다.

한국프로야구의 홈런 신기록을 뛰어넘어 아시아 신기록에 도전중인 이승엽이 공교롭게도 기록경신의 대상인 일본프로야구의 홈런왕 왕전즈와 여러가지면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는 것.

우선 똑같이 고졸 출신 왼손타자인 이승엽과 왕전즈는 고교졸업후 파문을 일으키며 프로에 입단한 것을 비롯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 점, 한쪽다리를 들고 타격하는 '외다리 타법'을 쓰는 점 등 우연이라고 보기 어려울만큼 비슷하다.

전성기를 맞게된 시기도 엇비슷하다.

왕전즈는 1958년 고시엔대회에서 와세대실업학교를 우승으로 이끈 뒤 스카우트파문을 일으키며 요미우리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었다.

이승엽 역시 프로입단 과정에서 숱한 화제를 뿌렸다.

경북고시절이던 1994년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한국에 우승컵을 안긴 이승엽은 한양대에 진학할 예정이었지만 수학능력시험에서 탈락, 한양대와 삼성 라이온즈간에 힘겨운 줄다리기를 벌이다 프로선수가 됐다.

이승엽과 왕전즈는 입단하자 마자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했다.

왕전즈는 첫 스프링캠프에서 장타를 펑펑 날리자 자이언츠 코칭스태프가 오랜 숙고 끝에 투수대신 타자로 키우기로 작정했고 이승엽은 예상치 못한 팔꿈치 부상때문에 방망이를 들었다.

왼손타자인 둘은 타격자세도 흡사하다.

데뷔 2년까지 부진했던 왕은 3번째 시즌을 앞두고 한 쪽 다리를 들고 타격하는'외다리 타법'으로 자세를 고친 뒤 홈런을 몰아치기 시작했다.

이승엽의 올시즌 홈런 신기록 수립도 '외다리 타법'에서 비롯됐다.

왕전즈가 홈런왕에 오른 시기는 데뷔 3년째인 62년이고 이승엽도 3년째인 97년 홈런 1위에 올랐다.

홈런 신기록을 세운 연도는 왕이 6년째인 64년이고 이승엽은 5년째인 올시즌으로 이승엽이 한박자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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