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실내 공간이 아니라 넓은 콘서트홀에서 듣는 느낌입니다"
10일 오후 대구시 중구 남일동 미도빌딩 9층에서 벤처기업 '유포니아'(423-9611)가 개발한 '음향 콘디셔너'를 이용해 오디오를 청음(聽音)해본 사람들은 한결같이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음향 콘디셔너란 스피커에서 나오는 직접음이 주변 벽면과 부딪치면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반사음을 선택적으로 흡수·분산시켜 최상의 하이파이(Hi-Fi) 음질을 만들어내는 오디오 주변 기기. 음악 전문가들도 탄성을 자아내는 이 제품은 계명대 물리학과 김규택(49) 교수가 국내 최초로 개발해낸 것이어서 더욱 화제를 모으고 있다.
"좁은 실내 공간에서는 아무리 좋은 오디오 장비로 업그레이드해도 소리에 한계가 있습니다. 직접음을 방해하는 간섭음이 전체 소리의 80%나 되기 때문이죠"
김 교수는 진공관 앰프 정도쯤 혼자서 척척 조립해 내는 오디오 마니아. 1년 전 정부로부터 벤처사업 지원자금 3천만원과 자비 7천여만원을 들여 개발에 착수, 최근 완성한 음향 콘디셔너는 지난달 일본 가나가와(神奈川) 사이언스 파크가 주최한 테크노마트 전시회에 출품돼 연간 3천 세트(30억원 상당)의 수출 계약 실적을 올리며 호평 받았다.
김 교수는 "콘서트 홀, 음악감상실 등 넘쳐나는 음향 수요에도 불구, 국내에는 음향전문업체가 없어 그동안은 전부 외국업체에 의존해 왔다"며 "벤처기업 유포니아는 음향 콘디셔너 생산은 물론, 공간 음향설계와 컨설팅 전문업체로 발돋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교수는 또 "현직 교수로서 벤처사업에 뛰어든 것이 좀 꺼림칙하지만 지방대학의 경쟁력을 위해서도 남과 다른 특성화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다른 대학과 동료교수들에게도 좋은 자극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申靑植기자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