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김현철씨 사면문제가 시중의 뜨거운 감자로 부각되고 있다. 정부측은 사면을 시키겠다는 입장인 반면에 시민단체들은 사면을 시켜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고집하고 있다. 얼마전 내각제 개헌 연기는 대통령의 국민에 대한 약속을 어기는 것인 만큼 있을 수 없다는 야당의 공세와 국내외 경제상황 등을 고려할 때 연내 개헌은 불가능하다는 여당의 현실논리가 공방을 벌이면서 내각제 연내개헌문제가 사회적 관심거리가 된 적이 있었다.
사회적으로 관심을 끌었던 이들 이슈의 실질적인 이유는 따로 있겠지만 표면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이유는 한결같이 여론이다. 여론이 원치않기 때문에 하지 않아야 한다거나 혹은 여론이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해야 한다는 식의 변명이다.
민주화된 사회에서 어떠한 정책을 결정할 때 여론을 수렴하고 이를 반영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정책결정이나 사회적 현안을 지나치게 여론에만 의존하면서 해결하려는 자세는 자제되어야 한다. 여론이란 어떤 이슈가 사회적으로 중요한 문제로 부각될 때 이 문제에 대하여 다수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의견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과 같이 복잡하고 거대한 사회에서 진정한 다수의 의견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자칫 잘못하면, 목소리 큰 소수의 의견이 다수의 의견으로 비추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다수 의견을 정확히 파악했다손 치더라도 그 의견이 항상 올바르고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최선의 의견이라고 보기 어렵다.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는 소수의 의견은 무시된 채 얼마든지 다수의 횡포가 가능할 수 있다는 말이다.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여론에 앞서 우선시 해야 할 것은 원칙을 고수하는 일이다.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과 절차에 대한 순리와 정도를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원칙을 지킨다고 해서 여론을 무시해도 좋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기본적인 원칙을 어기지 않는 테두리 내에서 여론을 감안하여 사회적 현안들을 유연하게 조율하는 방도를 모색하라는 것이다. 이러할 때, 중요한 사회적인 이슈에 대한 최선의 모범 답안을 찾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답안에 대한 국민적 설득력을 갖게 될 것이다.
영남대교수·매체정보학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