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담당 바뀌면 뇌물고리까지 인계

12일 대구지검 강력부에 적발된 세무공무원들은 담당자가 바뀌면 납세자에게 전화를 걸어 후임자를 소개시켜주는 등 뇌물고리를 '인수·인계'를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뇌물을 건넨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건물임대업자 정모(62)씨 소유의 건물을 담당한 동대구세무서의 6~8급 공무원 전원이 뇌물을 수수한 것.

검찰은 이에 대해 "일정 지역의 납세자를 담당하는 세무공무원을 지정해 업무를 처리하게 하는 '세적담당제'를 악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대업자 정씨는 91년 새로 바뀐 세무공무원에게 돈을 주지 않았다가 세무서로부터 세무조사 보복을 당하자 이 때부터 정기적으로 금품을 상납해왔으며 뇌물수수는 근무 시간중 이뤄졌고 정씨의 건물 사무실, 다방, 세무서 부근 도로 이외에도 세무서 복도나 구내 식당에서도 이뤄졌다.

세무공무원들은 정씨로부터 만나자는 연락이 오면 만나 몇마디 대화도 없이 돈만 챙겨갔고 감찰반 등에 적발되는 등 후환을 우려해 정씨와는 식사 한번 같이 하지 않았다.

대구지검 강력부 최찬영 부장검사는 "공무원들의 구조적·고질적 비리가 척결될때까지 세무 뿐 아니라 전 공직 분야에 걸쳐 지속적인 사정 활동을 벌여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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