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주크는 죽음의 도시로 변해 있었다. 19일 오전 이스탄불에서 마르마나 해변을 타고 수천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번 지진의 진앙지 골주크를 향해 동쪽으로 1시간쯤 달렸을 때 죽음의 징조는 나타나기 시작했다.
매캐한 냄새가 코를 찔렀고 심상치 않다고 생각하며 14㎞를 더 갔을 때 지진의 상처와 공포는 더 드러나기 시작했다.
비스듬하게 드러누운 4층짜리 아파트가 스쳐 지나갔으며 반토막 난 전봇대가 보였다.
이즈미트시로 접어들자 드러누운 건물들은 점점 더 많아졌다. 시민들은 모조리 집밖으로 쫓겨나와 풀밭이나 공원에 모여있거나 무너진 건물더미에서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었다.
골주크의 건물은 성한 것보다 부서진게 더 많았다. 간선도로변 양쪽으로 약 300여채의 아파트가 모조리 주저앉은 모습도 보였다.
골주크시 입구의 한 아파트 붕괴현장을 갔다.
7층짜리 아파트 3개동이 무너져 내리면서 매몰된 97가구, 400~500명중 19일 오전까지 발굴된 사람은 130여명, 나머지는 여전히 건물더미에 갇혀 있었다.
전문 구조요원은 거의 없고 대부분 가족들이 삽과 곡괭이, 맨손으로 콘크리트더미를 헤치고 있었다.
"이 참상을 세계에 알려주세요. 우리는 돈도 장비도 없어요. 이런 장비로 언제사람들을 구해낸단 말입니까?"
외국기자들을 본 한 시민은 핏발선 눈으로 호소했지만 때는 벌써 늦은듯했다. 이날 골주크의 온도는 33℃, 건물더미에선 시신 썩는 냄새가 진동했고 잔해 밖으로 드러난 희생자의 다리엔 파리 떼가 모여들었다.
끝없는 통곡과 절규, 기원에도 불구하고 누가 이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골주크를 뒤덮은 죽음의 그늘은 짙고 길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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