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로비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20일 라스포사와 앙드레 김, 페라가모 등 의상실을 차례로 방문한 국회법사위는 '고급 옷'을 구경하는 것 이상의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이날도 한나라당 의원들이 라스포사 정환상사장에게 거래장부 제출을 요구하자 국민회의 조찬형의원이 나서 "자료 내놓을 필요없다"고 거들고 나서는 등 여당 의원들이 조사를 방해하는 추태를 다시 연출했다. 결국 정사장은 거래장부를 내놓았지만 구매자명단이 없는 매출장부였다.
야당 의원들은 라스포사 1,2층 매장에 진열된 옷의 가격표를 확인했지만 옷값이 30만원에서 100만원대로 일반백화점 수준과 별반 다르지 않자 "가격표가 조작됐다"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에 국민회의 한영애의원은 "가격에 비해 품질이 좋다"며 라스포사가 고가 의상실이 아니라는 점을 부각시키려 애쓰는 모습이었다.앙드레김의상실에서는 앙드레 김씨가 오히려 "우리 집의 최고가 옷은 290만원 짜리"라며 진상을 밝혀 달라고 부탁하는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현장조사 후 한나라당 이규택의원은 "라스포사 정사장이 지난 해 12월26일 김태정전검찰총장 부인 연정희씨의 자동차트렁크에 호피무늬 반코트를 실어 보냈다는 검찰의 수사발표는 조작됐다"면서 "연씨는 이보다 7일전인 19일 라스포사에서 호피무늬 반코트를 구입했다"고 주장했다.
이의원은 "조사결과 12월19일 양재동 횃불선교센터에서 강창희 전과기장관 딸 결혼식이 있었으며 검찰이 발표한 12월 26일에는 현직장관 자녀 결혼식은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회의 박상천, 한나라당 이부영총무는 내주초부터 진행되는 증인신문 과정을 TV로 생중계하는 문제와 관련, 이날 총무접촉을 갖고 생중계한다는 원칙에 합의했으나 장소문제에 대해서는 21일 오전 협의를 계속했다. 생중계를 달가워하지 않는 여당이 법사위 회의실을 고집한 반면 한나라당은 환란특위청문회 등이 열렸던 145호실에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徐明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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