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고 삶아 밥상에 오를뻔한 유년 죽순 시절은 그야말로 그악한 시련의 시작이었다
. 죽염·죽탄·죽기(竹器)·죽부인… …. 여북 이파리(죽엽)까지 해열제로 내주는 그 쓰임새가 아니었다면 어차피 반초반목(半草半木)의 괴물, 속빈 강정으로 손가락질 받으며 사시나무 바스대듯 애오라지 목숨 부지하기 어려웠을 운명. 윤선도가 '오적가(五賊歌)'를 지어 불렀을지 모를 일이다.
본의 아니게 군자의 칭호를 얻어 꼿꼿한 절개를 칭송받았으나, 한번 꺾이면 파죽지세(破竹之勢)요, 부러지면 죽두목설(竹頭木屑)이라. 환갑을 살아도 나이테 하나 없고 구부릴 수도 없는 관절 마디마다 맺히는 것은 또 많은, 그렇게 길고 뾰족한 삶을 고단하게 살아왔다.
어차피 죽창되어 은원(恩怨)도 없는 가슴팍에 날아들지나 않으면 되는 것을, 마지막 영화(榮華)는 보고 가겠다며 버티고 선 노욕(老慾)이 부끄럽다. 비오듯, 땀이 흐른다.
※대:벼과 중 가장 큰 식물로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왕대속은 60년을 주기로 꽃을 피우며, 꽃을 피우느라 영양분을 모두 소모해 버린 대나무는 결국 죽게 된다./申靑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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