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올 상반기 7.3%성장… 외환보유고 20배

정치 분야는 전혀 언급않아

오는 25일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취임한지 1년반이 되는 날이다. 청와대는 22일 '국민의 정부 주요 성과'라는 제목의 홍보자료를 냈다. 취임 2년도 아닌 시점에서 왜 이같은 자료를 배포했느냐는 데 의혹이 제기되고 있기는 하다.

청와대가 IMF(국제통화기금)관리 1년반만의 경제회복 약속을 의식해서 자료를 낸 탓인지 이번 자료에는 환란극복과 경제회복 등 경제적 성과에 초점을 맞추었다. 남북관계와 사회개혁에 대해서도 큰 진전이 있었다고 강조했지만 가장 낮은 점수를 받고 있는 정치분야는 전혀 언급이 없어 눈길을 모았다.

우선 경제 수치상으로는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마이너스 5.8%에서 올해는 2·4분기 플러스 9.8%를 기록하는 등 상반기 평균 7.3%를 보였고 97년말 39억달러였던 외환보유고가 지난달말 640억달러로 20배나 늘었다고 소개했다.

또 금융·기업·공공·노동 등 4대 부문 경제개혁도 상당수준 진척되었으며 연말까지 5대 재벌 개혁이 완료되면 내년부터는 연평균 5%의 지속적인 성장기반을 갖출 것이라고 내다 봤다. 특히 최근 중산층과 서민생활 안정대책이 폭넓게 추진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남북관계의 경우 북한의 위협과 국내 보수세력들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햇볕정책을 일관성있게 추진, 한반도 평화안정에 크게 기여했다는 주장이다. 주변 4강의 지지속에 처음으로 한국이 대북정책에 헤게모니를 장악했고 남북경협이 활성화되고 금강산 관광 등 인적교류가 크게 증가했다는 것이다.

사회개혁 부분에 있어서는 장기수 석방, 사상전향제 폐지, 노조 정치활동 허용, 교원노조 설립 허용을 비롯 국가보안법의 개정추진을 성과로 들었다.

청와대는 이 자료에서 김대통령의 민주지도자상, 외환위기 극복, 유연한 대북정책 등에 대한 세계 저명 언론들의 높은 평가를 크게 실었다.

한편 현재 국민들 사이에서는 재벌개혁이 어떻게 진행될 지 주시하는 분위기이고 대북정책은 북한에 너무 내주고 끌려가고 있으며 사회와 정치분야의 개혁은 너무 지지부진하다는 비판도 적잖다.

아직 김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섣부른 시점이다. 그러나 최근 민심이 호의적이지 못하다는 점에서 정부도 1년반 평가에 자화자찬보다는 겸허한 반성이 필요하다고 본다.

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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