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각본 청문회 하려는가

옷로비 청문회를 보는 국민의 눈은 싸늘하다. 여야의 청문회운영수준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당은 짜고 치는 고스톱으로 하려하고 있고 야당은 자료부족 등으로 속시원히 밝혀주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예로 새로운 몸통일지도 모른다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 라스포사 사장 정일순씨의 경우 왜 예정대로 24일 증언대에 서지 않았나 하는 부분이다. 진료를 맡은 강남 경희한방병원장마저 "오늘 출석은 불가능하고 내일은 가능하다고 말한 적은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국민의 의혹대로 전검찰총장 부인인 연정희씨의 증언을 듣고 난 다음 하겠다는 계산된 행동의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그리고 야당마저 왜 이미 언론에 다 보도된 내용인 대통령 부인 이희호여사의 옷에 대해 그토록 신중한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지난 5월에도 이여사가 외국에 나갈 때 입은 옷은 라스포사에서 맞춘 것이라고 당시 라스포사의 자료를 인용 보도 했었다. 그러나 당시 청와대는 포괄적인 부인성 해명만 했다. 그리고 지금도 이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하고 있다. 국민이 궁금해 하고 있는 데 왜 이에대한 해명이 없는지 모르겠다. 설사 출입했다해도 대통령 부인정도면 그런 고급 옷집에서 옷을 맞출 수도 있는 일 아닌가. 왜 떳떳하게 밝히지 못하는 지 그 이유가 더욱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오히려 국민의 의혹만 증폭시킬 뿐이다.

사실 옷로비 청문회를 보는 국민의 분노는 굉장하다. 왜냐하면 국민은 IMF관리체제에서 갖은 경제적 고통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나라를 이끌고 있는 지도층의 부인들은 고급의상실에서 상상도 할 수 없는 고가옷을 구입한다거나 관용차를 사용으로 마음대로 사용하는 등 너무 국민의 고통과는 동떨어진 행동을 한 것 때문이다. 이번 청문회에서는 의제와 관련이 없다는 여당의 주장이 있을지라고 지도층부인들의 과소비행태를 낱낱이 고발하는 과정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만 지도층 부인들이 반성하게 되고 그래서 국민이 하나가 되는 계기가 될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청문회에 임하는 여당의원의 자세는 너무 국민을 우롱하고 있다. 툭하면 증인에게 해명할 시간을 줘 청문회인지 해명장인지를 분간할 수 없게 하고 있다. 오죽 했으면 법사위원장이 지금은 증인 변명시간이 아니고 질의 시간이다는 주의를 주었겠는가. 아무리 여당이라고 해도 사건의 진상을 해명할 생각은 않고 사건을 묻으려는 의도만 드러내고 있다. 그러면 그럴수록 민심은 더욱 여당으로부터 멀어진다는 사실을 여당은 명심해야 한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