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사위는 24일 김태정(金泰政) 전 검찰총장 부인 연정희(延貞姬)씨 및 나나 부티크 사장 심성자(沈性子)씨 등 증인과 참고인 8명을 출석시킨 가운데 '옷 로비' 의혹사건 진상조사를 위한 이틀째 증인신문을 계속했다.
이날 신문에는 연씨 외에 신동아그룹 최순영(崔淳永) 회장 부인 이형자(李馨子)씨의 동생 이영기(李英基)씨 및 김봉남(金鳳男.앙드레 김), 최 완(崔 完.페라가모 지사장), 박종희(朴鍾熙.페라가모 판매담당)씨 등 5명이 증인으로 나왔고 심성자씨등 고급 의상실 관계자 3명이 참고인으로 출석했으나 당초 출석하도록 돼있던 라스포사 사장 정일순(鄭日順)씨는 지병을 이유로 나오지 않았다.
24일 증인신문에선 연씨가 호피무늬 반코트를 받은 경위와 반환과정, 이를 입고 다녔는지의 여부 등에 대해 질문이 집중됐다.
연씨는 구체적인 시점에 대해서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도 호피코트 반환 과정은 당시 자신이 했던 말까지 기억하며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연씨는 또 의원들의 의혹추궁이 이어지자 목소리를 높여 사실관계를 빠른 속도로 설명, 목요상(睦堯相) 위원장 및 의원들로부터 "천천히 답변하라"는 충고를 듣기도 했다. 그러나 연씨는 "아침도 먹지 못하고 나왔다"면서도 비교적 또박또박한 말투로 답변을 계속했다.
특히 연씨는 올해 초 포천 기도원에 갈 때 호피코트를 입고 가지 않았느냐는 의원들의 추궁에 "집에서 밖으로 나가는 동안 코트를 팔에 걸치고 나간 뒤 기사에게 이를 건네주었다"며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또 연씨는 한나라당 이규택(李揆澤) 의원이 '모피코트는 진실을 알고 싶다'는 책을 들어보이며 "국민은 진실을 알고 싶어한다"고 하자 "정말 진실을 밝혀 달라"며 억울하다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오후에 속개된 증인신문에서는 안상수(安商守), 송업교(宋業敎), 정형근(鄭亨根), 박찬주(朴燦柱), 황우려(黃祐呂) 의원 등이 나서 연정희씨를 상대로 호피무늬 반코트를 받은 날짜와 반환 과정 등에 대해 집중 신문을 벌였다.
특히 연씨는 사직동팀이 수사에 착수한 시점인 1월 8일께 호피무늬 반코트를 반환한 것이 아니냐는 안상수 의원의 추궁에 "나는 거짓말을 안한다"며 "그날은 입어만 봤지 사지 않았다"는 등 장황하게 답변을 하다가 목요상 위원장으로부터 주의를 듣기도 했다.
또 정형근 의원은 "12월 16일 앙드레 김 의상실을 방문했을 때 같이 갔던 사람이 당일 증인이 400만원어치의 옷을 샀다는 제보를 해 왔다"며 그날 120만원어치의 의류를 샀다는 연씨의 주장에 이의를 제기하자 "그 분을 꼭 밝혀주기 바란다"고 응수하기도 했다.
연씨는 이어 황우려 의원이 "12월 16일 앙드레 김 의상실에서 까만색 앙상블을 사지 않았느냐"고 다그치자 "15년전 상설 할인매장서 산 적은 있다"며 미리 준비해온 검정색 옷을 증거물로 제시했다.
이어 조홍규(趙洪奎) 의원이 증인 신문에 앞서 한나라당 의원의 질문 내용을 문제삼는 바람에 잠시 소란이 벌어졌다.
조 의원이 연씨에게 "증인이 5월 24일 기자와 인터뷰했다는 야당 의원의 질문을 부인했는데 전화인터뷰도 하지 않았냐"고 묻자 연씨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특히 연씨는 조 의원이 신문 시간을 4분 가량 남겨두고 "할 말이 있으면 하라"고 시간을 주자 눈물을 흘리며 미리 준비해온 '메모'를 읽으면서 옷로비 의혹사건의 주역으로 지목되는데 대한 억울함을 토로했다.
연정희씨는 증인신문을 마친 뒤 오후 6시25분께 고개를 숙인 채 약간 비틀거리며 증언석에서 일어나 변호인과 함께 청문회장을 빠져 나갔다.
이어 신동아그룹 최순영(崔淳永) 회장 부인 이형자(李馨子)씨의 여동생 이영기(李英基.가정주부)씨에 대한 증인 신문이 이어졌다.
이씨는 형부인 최 회장이 구속된 데 대한 반감을 품고 있는 듯, 증언 내내 김태정 당시 검찰총장을 물고 늘어졌고, 상당히 거만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이씨는 자신의 형부인 최 회장이 구속된 것은 "(당시 검찰총장인) 김태정씨의 사감이라고 느낀다"고 말하는가 하면 심지어는 "연정희씨가 협박한대로 형부가 구속됐다"고 주장했다.
고급 의상실 관계자들에 대한 뒤이은 증인 및 참고인 신문은 밤 9시부터 속개돼 밤 10시26분까지 1시간 26분동안 초 스피드로 진행됐다.
목요상 위원장은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김봉남, 최 완, 박종희씨 등 증인 3명과 심성자, 강경순(姜京順.한강쇼핑센터 '센'종업원) 김한자(金漢子.'센'사장)씨 등을 증언석에 한꺼번에 나오도록 한 뒤, 일괄 신문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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