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달은 달랐지만 '인간승리'의 감동은 같았다.지구촌의 이목이 쏠린 29일(한국시간) 제7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100m허들 결승.
게일 디버스(33.미국)는 1위로 골인하자마자 '우승 퍼레이드' 대신 3위로 들어온 루드밀라 엥퀴스트(35.스웨덴)를 꼭 껴안았다.
그러고는 손을 잡고 트랙을 함께 달리며 대관중의 환호에 답했다.
메달색을 떠나 두 사람은 병마와 싸워 이겨냈다는 점에서 이미 한 몸이었다.
엥퀴스트가 유방암 선고를 받기 10년전인 89년, 디버스는 스프린터에게는 치명적인 갑상선 종양과의 기나긴 싸움에 들어갔다. 온몸을 짓누르는 피로에 눈알이 나오고 발가락 절단 위기에까지 몰린 최악의 상황.
그러나 디버스는 방사선 치료와 화학요법으로 병세가 다소 호전되자 91년 트랙에 복귀, 95세계선수권 100m 허들에 이어 96애틀랜타올림픽 100m에서도 2연패를 이뤘다.
디버스와 마찬가지로 엥퀴스트의 인생도 도전으로 점철돼 있다.
러시아에서 태어나 18세에 엄마가 된 그는 91년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한 뒤 93년 금지약물 양성반응으로 4년간 자격정지를 당했다.
다행히 전남편이 몰래 음식에 스테로이드를 타넣었다고 자백함으로써 누명을 벗고 애틀랜타올림픽과 97세계선수권대회를 석권했으나 지난 3월 유방암 진단을 받고 오른쪽 유방을 절제하는 불운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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