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받은 편지를 똑같이 써서 다른 사람에게 보내면 행운이 온다'며 유행했던 행운의 편지가 컴퓨터 통신에 변종의 형태로 등장, 네티즌들을 당황하게 하고 있다.
지난 5월쯤 PC통신과 인터넷에 처음 게시된 뒤 전염병 처럼 급속히 퍼지고 있는 '변종 행운의 편지'는 3, 4종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최근 컴퓨터 통신업체 천리안은 신고코너를 개설해 '변종 행운의 편지'를 전자우편으로 보내다 적발되는 경우 사용정지 등의 제재를 가하고 있다.
직장인 최모(32·대구시 수성구 상동)씨는 얼마전 "이 편지를 읽은 당신도 매일 밤 귀신에게 시달리게 될 것입니다. 무서운 일을 당하지 않으려면 이 편지를 PC통신 게시판에 올리거나 전자우편으로 다른 사람에게 보내십시오"라는 내용이 담긴 전자우편을 받고 깜짝 놀랐다. 전자우편에는 경기도 모고교의 한 학생에게 사고로 숨진 여자친구의 귀신이 매일밤 나타나 괴롭힌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변종 행운의 편지'가 이전의 것과 다른 점은 '자신에게 찾아온 불행(귀신)을 노골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것. 예전의 행운의 편지는 '다른 사람에게 편지를 보낼 경우 행운이 찾아온다'는 것이 주내용이고, '만약에 편지를 보내지 않으면 불행이 올수 있다'는 암시적 내용을 담고 있을 뿐이었다.경북대 한남제 교수(사회학과)는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불안심리 때문에 '행운의 편지'와 같은 비합리적인 일을 그대로 믿고 추종하게 된다"며 "'귀신 떠넘기기'는 이웃보다 컴퓨터와 더 친숙한 네티즌들의 이기주의를 보여주는 기현상"이라고 분석했다.
李宗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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