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잠잠했던 수돗물 불소화 여론이 지난 25일 경북대치대 예방치과학교실 주최로 열린 '대구·경북 불소 심포지엄'을 계기로 다시 불붙고 있다.
대구시 치과의사회·대구시수돗물 불소화 사업 추진협의회·건강한 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대구경북지부·경북도 등이 주관한 이날 행사의 주제는 '지역사회 구강 보건사업 및 상수도 불소화'.
이날 심포지엄에는 불소연구의 세계적 권위자들이 참석, 강연을 했는데 허셀 호로위츠 박사(미국 치과의사협회 수돗물 불소화 사업 자문위원)는 "수돗물 불소화는 충치를 예방하는 가장 경제적인 방법이며 개인의 노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 가장 안전하고 평등하며 이상적인 보건 사업"임을 강조했다.
그는 또 "불소화 반대론자들이 수돗물 불소화와 엉덩이 뼈 골절의 관련성을 주장하고 있지만 1991년 미국 국립보건연구소는 워크숍을 개최, 골절과 수돗물 불소화가 관련성이 있다는 근거가 미약하므로 현재의 정책을 변화시킬 이유가 없다고 결론 지었으며 세계보건기구도 마찬가지 결론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이와함께 "의사나 치과의사를 비롯한 전문가들의 95%가, 미국 일반 국민들중 70%가 수돗물 불소화를 찬성한다"고 덧붙였다.
수돗물 불소화 사업은 수돗물에 미량의 불소를 투입, 누구나 수돗물을 마시면 충치를 예방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으로 여러가지 충치 예방법 중 가장 비용이 적게 들고 실천성과 충치예방 효과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현재 미국·캐나다 등 67개국에서 수돗물을 불소화 하고 있으며 홍콩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에서는 괄목할 만한 수돗물 불소화 계획을 갖고 있고 일본과 우리나라는 수돗물 불소화 사업의 기획단계에 있다.
국내의 경우 80년대초 진해와 청주에서 시범사업을 거쳐 현재 전국 28개 정수장에서 수돗물을 불소화하고 있다.
경북에서는 △경주시가 2개 정수장에서 하루 6만4천400t을 생산, 13만8천여명에게 △포항시가 유강정수장을 통해 11만9천t을 19만명에게 △구미시가 20만t을 40만명에게 △칠곡군이 공단정수장에서 4천t을 생산, 1만명에게 공급하고 있는 실정.대구에서는 아직 불소 수돗물을 공급하고 있는 정수장이 단 한곳도 없는 상태. 하지만 지난해 '수돗물 불소화 사업 추진협의회'가 구성돼 관계당국에 불소화 추진의 당위성을 피력하는 한편 시민들을 상대로한 여론 형성과정을 거치고 있어 머지않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다 보건복지부가 수돗물 불소화 사업을 지원키 위해 지난해부터 국민건강증진기금에서 별도의 예산을 확보하고 '수돗물 불소화 사업 기술 자문단'을 운영하고 있음은 구강 보건측면에서 무척 다행이라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오는 2100년까지 90세까지 20개이상의 건강한 치아를 보존하고 △2020년까지 12세 아동의 충치경험 영구치수를 2.0이하로, 노인인구의 충치영구치율을 10%이하로 낮춰 현존 영구치를 20개 이상으로 증가시키는 등의 '장·중단기 구강보건 목표'를 세울 것을 촉구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이미 54년 이상의 긴 수돗물 불소화 역사를 가지고 있는 만큼 이제 충치로부터 해방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수돗물 불소화 찬성론자들은 "수돗물에 불소를 투입하는 것으로 충치를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데도 이를 방관, 수 많은 사람들이 심한 치통을 겪고 고비용을 들여 보철물과 의치를 해 넣어야 하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고 주장한다.
충치경험 영구치아수가 구미 선진국의 경우 계속 감소하고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에서는 72년 0.6개, 81년 2.2개, 95년 3.1개 등으로 해가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를 볼때 국민의 구강보건 차원에서 수돗물 불소화 사업은 하루 빨리 이뤄져야 할 일임에 틀림없다.
경북대치대 송근배(예방치과학 교실)교수는 "비록 열심히 양치질을 하더라도 치아에는 좁고 긴홈과 눈에 보이지 않는 수 많은 미생물들이 있어 충치와 잇몸병은 생기기 마련이므로 치아건강을 위해서는 경제적이고 효과적이고 안정적인 수돗물 불소화 사업이 반드시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돗물 불소화를 반대하는 쪽에선 각종 국내·외 자료를 바탕으로 "불소가 인체에 해로울 수 있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여기에 대해 치의학계에선 "수돗물에 타 적은 양을 마시면 아무 문제가 없다"고 밝히고 "수돗물 불소화 사업에서 목표 불소농도는 ℓ당 0.8㎎이하이므로 환경부의 먹는 물 기준에서 불소 최대허용치 ℓ당 1.5㎎이내로 섭취하면 안전하다"고 말하고 있다.
黃載盛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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