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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세 사람 중엔 반드시…

'세 사람이 행동할 때 그 중에는 틀림없이 나의 스승이 있다(三人行 必有我師)' 이는 논어에 나오는 공자의 말씀이다. 사람답게 사는 사람(君子)이 되려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여야 하는가를 공자는 주로 말했는데 그 뜻이 깊고 웅혼하다. 요즘에 와서 '공자말씀'은 틀림없이 옳기는 하나 우리 같은 속인은 지키기 어려운 것이다. 듣기 좋은 소리도 한 두번이 아니냐 정도로 치부되고 있다. 2천년 세월을 건너뛴 지금 그의 모든 말이 우리가 마땅히 따라야 할 것일 수는 없겠다. 그렇지만 사람 사는 근본이 예나 지금이 크게 다르지 않다면 그의 탁월한 통찰은 지금도 소중하다.

'세 사람 중에 스승이 꼭 있다'는 말은 오늘을 사는 우리가 꼭 되새겨 볼만한 교훈을 담고 있다고 보여진다. 이 말은 상대를 존중하고 그의 생각을 관심 깊게 잘 듣는 자세를 가지라는 뜻에 담고 있다. 특히 주변의 갑남을녀를 대단치 않은 사람이라고 경시해서는 안되며, 그들의 생각도 경청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주의라는 것이 상대를 인정하고 조화를 이루어 나가는 것이라 할 때 '나 혼자 만의 아집에 사로잡혀 있지 말고 주위를 둘러보라. 나의 고정관념을 깨고 진실을 알게 해줄 사람이 꼭 있고, 그도 멀리 있지 않다'는 공자의 지적은 이 시대의 가장 중요한 미덕을 강조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요즘 우리 세태는 어떠한가. 오직 나만 있고 상대는 없다는 행태가 자주 눈에 띈다. 우리 정치를 보자. 셋이 있으면 그 중 하나는 악당이고 하나는 바보라는 식으로 상대방을 옳게 대하지 않는다. 대화와 타협을 통한 개선이라는 민주주의의 기본과는 한참 동떨어진 작태를 일삼으니 언제나 그 타령, 발전이 없다.

나이가 많고 적음에, 돈이 많고 적음에, 지식이 깊고 얕음에, 권력이 있고 없음에 관계없이 사람은 모두 자신의 삶을 소중하게 가꾸어 간다. 그리고 나름대로 지혜를 가진다. 누가 누구를 가볍게 생각할 수 있겠는가. 요즘 무언가를 좀 가진 사람들은 그렇지 못하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에게서 얻을 바가 없다고 느끼는 모양인데 이는 큰 착각이다. 오히려 가진 사람들이 많이 비뚤어져 있고, 부족한 사람들이 소박하고 참하게 살아간다. 눈을 내려 깔고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을 내려다 보려 하지 말라. 누구에게나 배울 구석이 있다고 본 공자의 말씀을 오늘에 비추어서 이렇게 받아들여도 무리가 없으리라고 생각된다. 하기야 공자도 당대에 그 같은 못된 꼴을 많이 보고서 그렇게 말씀하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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