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영실적 부풀리려 주가 주작

현대 주가조작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특수1부(이훈규부장검사)는 4일 이익치(李益治) 현대증권 회장이 경영실적을 부풀리기 위해 주가조작을 한 사실을 밝혀내고 오는 8일께 이 회장을 소환, 조사키로했다.

검찰은 해외에 체류중인 정몽헌(鄭夢憲) 현대전자 회장도 '필요할 경우' 귀국하는 대로 소환할 방침이다.

정 회장은 5일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현대증권은 시세조종으로 현대전자 주가를 올린 후인 작년 12월 2천500억원대의 현대전자 전환사채를 팔아 1천억원의 차익을 남기고 보유하던 현대전자 주식을 매각, 400억~500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을 챙겼다는 것.

이 때문에 지난해 IMF 사태에 따른 증시 침체로 엄청난 적자가 예상되던 현대증권은 1천300억원의 흑자를 냈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이 회장이 현대중공업과 현대상선 자금 2천100여억원을 끌어들여 현대전자 주가조작을 시도한 것은 경영실적을 부풀리기 위한 게 주요 동기로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현대전자 장동국(張東國) 부사장과 강석진(姜錫眞) 전무를 소환, 현대증권에 100억원의 작전자금을 지원하게 된 경위와 주가조작을 사전 공모했는 지, 이런 사실을 정몽헌 현대전자 회장에게 보고했는 지 여부를 집중 추궁했다검찰은 또 작년 주가조작 당시 그룹 구조조정본부 부사장을 맡았던 이계안(李啓安) 현대자동차 사장과 그룹경영전략팀장인 노정익(盧政翼) 전무를 상대로 주가조작에 그룹차원의 개입이 있었는 지 여부 등에 대한 이틀째 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이 사장 등은 '현대전자 주가조작 사실을 당시에 모르고 있다가 지난해말 금융감독원의 조사가 시작되면서 알게 됐다'며 "그룹차원의 개입을 부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금주말까지 주변조사를 마무리한 뒤 6일부터 김형벽(金炯璧) 현대중공업회장, 박세용(朴世勇) 현대상선 회장, 이 현대증권 회장을 차례로 불러 조사한 뒤 혐의내용이 확인되는대로 사법처리키로 했다.

검찰은 특히 주가조작에 정씨 일가가 직간접적으로 개입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관련자를 모두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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