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의 신당 창당 행보가 이념적인 지향성 및 이와 맞물린 영입대상 등을 놓고 갈팡질팡하고 있다. 게다가 창당에 관여하는 인사들도 몇몇 핵심 당직자들로 국한돼 있어 대부분의 당내 인사들은 소외감과 불안감에 휩싸여 있는 분위기다.
이같은 기류는 신당 구상의 밑그림격인 정계개편 구상이 본격화된 올해 초부터 감지됐다. 즉 영입대상을 놓고'젊은 층 수혈론'이란 화두를 던졌으나 당 내외로부터 비판론에 몰리자 '노.장.청간의 조화'쪽으로 급선회했던 것이다. 수혈론이 개혁성을 부각시킨 것이라면 조화론은 보수 쪽으로 후퇴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달부터 신당 창당이 본 궤도에 접어들자 좌충우돌 행보는 재연되고 있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8.15경축사를 통해 신당은 개혁적인 보수세력과 건전한 혁신세력을 모두 아우르겠다고 공언했던 대목 역시 이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외부인사 영입작업이 당초엔 국민정치연구회 등 재야.시민단체들에게 쏠렸으나 또 다시 전문가 영입 쪽으로 방향 전환을 하기 시작, 급기야 총선 위기감 때문인 듯 지역구 여론을 중시하는 등'당선 가능성'을 우선시하겠다는 쪽으로 돌아서고 있다. 당선 가능성이란 내년 총선을 의식, 지명도과 인지도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뜻으로 결국 보수인사들을 중시하게 될 것이란 분석으로 이어진다. 최근들어 이종찬부총재가 영입창구로 주목받고 있는 점도 같은 맥락이다. 이와 관련, 당내 관계자는 "도대체 신당의 지향점이 무엇인지 갈피를 잡기 어렵다"고 푸념했다.
그러나 김대통령은 3일 청와대 주례 당무보고를 통해 "국민들이 피곤하고 고통스럽다고 말한다고 그런 여론에 영합한다면 우리의 앞날은 없으며 확고한 자세로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당내의 '보수 안정론' 부상 움직임에 쐐기를 박은 셈이며 신당이 또 다시 개혁 쪽으로 나아갈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창당작업을 맡고 있는 인사들도 소수에 불과하다. 당내에선 이만섭(李萬燮)총재권한대행과 한화갑사무총장, 정균환총재특보단장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부총재는 보수층을, 김근태부총재는 개혁인사들을 상대로 영입작업을 지원하고 있는 실정이다.
徐奉大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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