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부산]'석방 인사문' 전문

김희로씨의 석방인사문 전문이 공개됐다.

4일 부산 자비사는 김씨가 석방에 대비, 작성한 인사문을 지난달 31일 일본 정부로부터 건네받고 이를 공개했다.

"처음 뵙겠습니다. 제가 김희로 올시다.

이번에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이렇게 동포들하고 뵙게 돼서 반갑습니다.

저는 본명을 권희로라고 합니다.

저는 1928년 11월 20일 일본에서 태어났습니다. 그 때부터 지금까지 한번도 우리나라에 온 일이 없습니다.

또 부끄러운 일이지만 저는 틀림없이 한국 사람인데 우리말도 모릅니다. 우리나라 일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번에 우리나라에 와서 알게 된 일이 여러가지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나에게 제일 감동을 준 것은 일본에서 전혀 모르고 있었던 우리 민족동포들한테서 받은 뜨거운 동포애였습니다.

그 뜨거운 온정에 대해서는 마음으로부터 감사하고 있습니다.

제가 지금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일은 우리말을 한마디라도 많이 배워서 동포들하고 우리말로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하여야 된다는 일입니다.

머리도 좋지 않고 또 나이도 고희를 넘어서 늙은이가 되어 버렸으니까 공부하기가 어렵겠지만 그래도 우리말을 배우기 위해 어떤 고생이라도 해 가기로 하겠습니다오늘은 동포 여러분에 대하여 모두 인사는 우리말로 드리고 싶어서 이렇게 사전을 쓰면서 공부해왔습니다.

그러나 서투른 듣기 어려운 우리말밖에 하지 못하는 지금의 저를 이해해 주시기를 부탁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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