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현대 주가조작 수사-다른 계열사 왜 수사했나

검찰이 현대전자 외에 강원은행 등 다른 계열사들의 주가조작을 수사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은 현대전자 주가 조작을 수사하던중 다른 3, 4개 계열사가 시세조종을 위해 작전을 펼친 단서를 포착, 지난달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주식거래 내역을 제출받아 대부분 조사를 끝마친 상태다.

검찰은 그러나 이들 계열사의 혐의가 증권거래법을 위반한 범법임에는 틀림없지만 통상적인 자사주 주가관리 차원에서 주가를 띄운 것일 뿐 그룹 차원의 조직적 개입 사실은 드러나지 않았다고 못박았다.

수사관계자는 "다른 계열사들이 조작한 물량은 현대전자 건에 비하면 '조족지혈'격인 수십억원대 수준"이라며 "수사의 본류에서 파생된 지류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당초 이익치(李益治) 현대증권 회장이 다른 계열사들의 주가조작에도 개입했을 지 모른다는 심증을 갖고 7, 8개 계열사들에 대해 전반적인 '스크린'을 했으나 뚜렷한 단서를 잡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강원은행 등에 대해 수사를 벌인 것을 놓고 현대그룹 전체로 수사가 확대되는 것으로 알려지자 "증시에 직.간접적인 충격을 주게 됨은 물론 대외신인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큰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경제계에 미칠 파장을 무기로 조직적인 반격 태세를 갖추고 있는 현대측에 뜻하지 않는 빌미를 제공, 수사를 어렵게 할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까봐 잔뜩 신경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현대 전체를 타깃으로 삼아 주가조작수사를 전면 확대할지 모른다는 재계의 우려가 쉽게 불식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더욱이 여권 일부에서 이번 수사가 현대증권 차원에서 마무리될 수는 없을 것이라는 말이 공공연히 흘러나오면서 수사의 초점이 그룹 구조조정 본부와 정씨 일가쪽으로 급선회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검찰이 시급히 진화에 나선 점으로 미뤄 볼 때 강원은행 등에 대한 수사는 정.관.재계에 총체적인 로비 공세를 쏟고 있는 현대측 움직임을 제압하고 현대증권 이회장에 대한 구속수사를 끌어내기 위해 '압박용'카드를 쓴 것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우세하다.

검찰주변에서는 이회장의 구속을 면케 해달라는 로비 압력이 각계 요로를 통해 수사팀에 전달되고 있다는 말까지 나돌면서 이를 사전차단하기 위해 초강수를 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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