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생들의 봉사활동이 점수를 따기 위한 형식적이거나 수동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있지만 창의력과 협동심을 발휘해 지역사회에 작은 도움을 주기 위한 이색 봉사활동을 한 중학생들이 있다.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촉촉히 내린 5일 오전 10시쯤 대구 앞산 일대. 대구 감삼중학교 2학년 4반 학생 40여명은 담임 김춘선(48.여)교사, 학부모 5명과 함께 도시락을 싸들고 지난 여름방학때 만들어 둔 등산로 안내 팻말을 설치하기 위해 모였다.
이들은 6개 팀으로 나눠 앞산 일대 등산로에 흩어져 정상까지 200~300m 간격으로 자신들이 직접 고안해 만든 팻말을 나무에 달고 땅에 박았다. 이곳은 시민들이 애용하는 등산로이지만 안내 팻말이 전혀 없었던 곳.
온몸이 비와 땀에 젖었고 빗길에 미끄러져 진흙투성이가 됐지만 이들의 가슴은 벅차 올랐다. 자신들이 만든 작은 팻말이 등산을 하는 시민들에게 작은 도움이 될 것이란 생각에서다. 어쩌면 길잃은 등산객들에겐 희망의 이정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설치 작업을 마치고 각 팀은 오후 1시쯤 정상에서 만나 도시락을 나눠 먹으며 지난 여름방학부터 시작했던 이 일을 무사히 마친 것을 자축했다.
이들에겐 지난 여름방학 때 팻말을 만들기 위해 소나기를 맞으면서 등산로 안내도와 줄자를 들고 다니며 5, 6번이나 산을 오르 내리며 고생한 일들이 이젠 잊을 수없는 학창시절의 추억으로 남게됐다.
이들은 녹초가 된 몸을 케이블카에 싣고 싶은 욕구를 잠재우며 작업한 곳을 다시 확인하기 위해 걸어서 산을 내려갔다. 가슴 한편 뿌듯한 긍지로 발걸음만은 가벼웠다.
김춘선 교사는 "여름방학 동안 뜻 있는 일을 해보자고 학생들과 함께 시작한 이번 작업은 학생들에게 창의력과 협동심, 체력을 길러주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金敎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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