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자(隱者)의 나라 조선'. 불과 100년전 이 땅에 있었던 왕조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부분은 어느 정도 될까. 대부분 교과서에 수록된 역사상식 수준에 그칠뿐 제대로 알고 있는 부분은 그리 많지 않다.
조선사에 대한 일반인들의 고정관념을 깨고, 역사의 내면을 들여다본 책이 나란히 출간됐다. 소장 사학자 김인호(고려대 민족문화연구소 선임연구원)씨와 출판인 박훤씨가 공동으로 쓴 '우리가 정말 몰랐던 조선이야기'(자작나무 펴냄)와 소설가 유홍종씨의 '새롭게 읽는 명성황후 이야기'(현대문학사 펴냄).
'조선이야기'는 조선개국이 여진족과의 합작품이라는 주장에서부터 대원군이 자신의 정치적 지위 확보를 위해 조선을 외세에 내주었다는 이야기까지 조선사 전반을 다각적으로 다루고 있다.
새로운 역사 읽기를 시도한 이 책은 도입부에서부터 독자의 눈길을 끈다. 조선개국은 '자주국가의 길을 단절시킨 대사건'이라고 묘사한 부분이다. 저자에 따르면 조선은 여진족과 합작으로 세워진 나라다. 조선 초기까지 여진족이 조선에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것이 그 증거. 이 책은 조선에 비해 민족자주성이나 도덕성, 사회운영 시스템이 월등한 고려를 멸망시켰다는 점을 부각시켜 조선사에 대한 인식을 반전시킨다. 따라서 조선은 성리학적 오염과 속국 근성에 젖은 나라로 규정하고 있다.
저자는 조선역사를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로 '공포의 카리스마로 왕조의 기반을 잡으려한 태종'과 '정치력의 화신 세종'을 손꼽는다. 이들을 중심으로 조선을 자주적인 국가로 변화시키려는 여러 인물들의 노력과 전향적인 정책을 분석해 낸다. 또 정도전, 황희, 맹사성, 허성, 세조, 인수대비, 연산군, 임사홍, 장녹수 등 수많은 인물들의 행적을 추적, 조선의 실체를 들여다 보고 있다. 저자는 조선사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갖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조선은 분명 500년이라는 세월을 유지할 만한 대단한 정치 시스템을 가진 나라였고, 체제를 유지할 만한 역량이 충분한 국가였다"고 결론짓는다.
'명성황후 이야기'는 명성황후 민비의 사랑과 야망, 그리고 비극적 생애와 일본 국가권력의 범죄를 추적한 역사기행 에세이. 불운한 삶을 살다간 명성황후의 삶을 총체적으로 복원해낸 이 책은 우리 문헌기록 뿐아니라 일본과 중국·미국·러시아·영국·독일 등 당시 명성황후와 관련된 사람들의 말이나 남긴 기록 등 관련자료를 추적해 한 실존인물의 발자취를 밝혀 낸다.
작가 유씨가 본 명성황후는 '열강의 침략에 무기력한 구한말의 시대적 상황을 직시하고, 탁월한 지략으로 국가를 경영한 여걸'이다. 저자는 명성황후를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 대원군과 친일개화파, 박영효, 일본 공사 이노우에 등 주변인물과의 관계 등을 재조명한다. 특히 명성황후를 살해한 흉도들이 일본 사무라이 낭인들이 아니라 대부분 일본의 고학력 지식인이었으며, 국가정책 입안자들이라는 새로운 사실도 주장하고 있다.
徐琮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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