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銀 독자생존 기틀 다진다

외환위기 이후 지난7월말까지 정부가 지원한 금융구조조정 자금은 당초 책정한 64조원의 약 80%수준인 51조5천억원이다. 정부는 금융기관의 부실채권을 매입한 성업공사에 25조원, 예금보험공사에 26조5천억원을 투입했다. 성업공사는 은행(21조8천억원), 종금사(1조8천억원), 보험사(1조4천억원), 증권사(600억원)의 부실채권 매입에 이 자금을 사용했다. 예금보험공사는 퇴출 금융기관의 예금 대지급에 5조8천억원, 증자지원에 8조6천억원, 자본잠식분 보전에 9조1천억원을 지원했다.

하지만 이것으로 공적자금 투입이 마무리될 것같지는 않다. 정부는 해외매각 대상이던 제일.서울은행에 4조~5조원의 공적자금을 추가 투입, 선(先)경영정상화 후(後)매각키로 한데다 대한생명에도 2조7천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여기에 내년 7월경으로 미뤄졌던 투신사 구조조정도 대우사태로 인해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된다.더욱이 미래상환능력을 감안한 신 자산건전성 분류(FLC)가 적용되고 대우 부실채권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추가적립하면 은행들의 부실규모가 급격히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 10%를 유지할 수 없는 은행이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이헌재 금감위원장은 최근 "은행들의 대손충당금 부담이 커지면 유상증자, 해외DR발행 등으로 흡수토록하고 그래도 부족하면 공적자금을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은행권이 긴장하는 것은 이 대목이다. 공적자금을 추가 지원받는 은행들이 내년 상반기부터 시작될 2차 금융구조조정때 피합병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대구은행이 1천억원 유상증자와 해외DR(주식예탁증서) 1억달러 발행을 추진하는 것은 내년 상반기로 예상되는 2차 금융구조조정의 회오리 속에서 독자생존의 기틀을 다지기 위해서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정부 공적자금을 전혀 지원받지 않았고 대우관련 여신도 총여신의 1.3%에 불과하다"며 "FLC를 적용해도 대구은행은 6월말 현재 12.45%인 BIS비율이 1%정도 떨어질 뿐"이라고 밝혔다. 대구은행은 유상증자와 해외DR발행으로 유치되는 자금을 정보기술분야 투자재원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曺永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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