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희로(權禧老)씨의 석방과 귀국으로 30여년간 헤어졌던 일가족이 7일 한 자리에 모였다.
이들의 만남은 권씨의 구속후 30여년만에 처음이라 의미가 남다르다.
더욱이 권씨의 구속후 주위의 따가운 시선 때문에 다소 소원했던 김정자(金靜子·63)씨 등 이복동생들과의 화해는 권씨에게 아주 소중한 큰 석방 선물중 하나일 것이다.
권씨를 만나기 위해 일본에서 6일 오후 먼저 입국한 가족과 친척은 모두 8명.
권씨와 아버지가 같은 미교(美嬌·여·79)씨와 어머니와 아버지가 모두 같은 풍자(豊子·67·여)씨, 어머니만 같은 김정자(66·여)씨, 나진자(65·여)씨, 강남(康男·55)씨, 방남(邦男·54)씨, 조카 김수행(金秀幸·38)씨, 질부 박미영(朴美英·36)씨 등이다.
이밖에 권씨의 바로 아래동생인 미현(美賢·69)씨는 70년대 북송선을 탄 뒤 소식이 끊어졌으며 막내인 마쓰에(50·여)씨는 개인 사정으로 이번 방문에 동행하지 못했다.
이들은 모두 일본 시즈오카(靜岡)현 가케가와시에 살고 있지만 민족차별에 울분, 야쿠자를 살해한 뒤 투옥된 권씨 때문에 주위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았고 가난까지 겹치면서 자연스럽게 권씨와 조금씩 멀어졌다.
부모가 모두 같은 풍자씨만 어머니 박득숙(朴得淑)씨와 함께 권씨를 면회하는 등 지극정성으로 돌보았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이 가족의 공통분모였던 어머니 박씨가 세상을 떠나면서 이들은 서로에게 마음을 열게 됐다.
의붓 동생인 김정자씨는 "오빠와 한동안 멀리 지내다가 지난해 어머니의 장례를 치르면서 가까워 졌다"면서 "앞으로는 자주 연락하며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가족사랑을 전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을 국내에서 맞은 권씨의 작은 고모 소선(小先·87·부산시 사하구 괴정동)씨도 "희로가 앞으로 편하게 지내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며 가족애를 과시했다.자비사에 도착한 권씨를 끌어안은 고모 소선씨는 일본어로 "희로야 고모다 우리 이제 행복하게 살자"고 말했고 권씨도 "예 고모 우리 이제 같이 살아요"라고 말해 한 핏줄임을 확인했다.
가족은 그렇게 30여년만에 서로를 끌어 안았고 한 동안 떨어질 줄 몰랐다.
가난과 차별, 북송, 투옥 등 처절했던 현대사의 아픔을 그대로 간직한 이 가족의 상봉과 화해는 그래서 더욱 뜻깊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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