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엔 평화군 7천명 동티모르 파견 임박

유엔은 동티모르 유혈사태를 종식시키기 위해 5천~7천명의 국제 평화유지군을 파견할 계획이라고 미국 신문들이 7일 보도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미국과 유엔 관리의 말을 인용, 유엔의 평화유지군 파병 계획이 '상당히 진척된 단계'에 있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인도네시아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관리들은 최대 7천명의 평화유지군이 주민투표 패배 이후 살인과 방화 등을 일삼고 있는 반독립 민병대들을 진압하는 임무를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트와 뉴욕 타임스는 호주, 뉴질랜드, 영국, 캐나다와 일부 다른 나라가 평화유지군에 참여할 의사를 밝혔으며 지휘권은 호주가 갖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국제사회의 군사개입 움직임과 관련,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일본 총리는 동티모르 평화회복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일본은 '신중하면서도 긍정적인 자세'를 취할 것이라고 밝혀 일본의 평화유지군 참여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노로타 호세이(野呂田芳成) 방위청장관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유엔의 공식 요청이 있을 경우 자위대 병력 파견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벨로주교 호주로 피신

동티모르에 계엄령이 선포된 가운데 피난 길에 나선 독립파 지도자 카를로스 벨로 주교가 7일 오후 군용기편으로 호주에 무사히 도착했다고 제니 그랜트 유엔대변인이 7일 밝혔다.

그랜트 대변인은 "벨로주교가 호주에 도착했다"면서 "그는 현재 안전하며 건강한 상태"라고 말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벨로주교는 주민 137명과 함께 2대의 호주 군용기에 나눠타고 호주 다윈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앞서 그는 6일 자치파 무장대원들이 동티모르 주도 딜리에 있는 로마 가톨릭교회 주교관을 포위한 채 무차별 총격을 가하고 불을 지르는 위급한 상황에서 탈출, 동쪽으로 130㎞ 떨어진 바우카우시(市)로 피신했었다.

유엔관리들은 호주가 유엔소속 동티모르 현지고용인 전원을 소개시킬 계획이나 인도네시아 당국이 이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호주 이틀내 폭력종식 촉구

호주는 7일 인도네시아는 계엄령으로 인해 동티모르의 폭력이 저지되고 있다는 것을 48시간 이내에 입증해야 하며 그렇게 하지 못할 경우 평화유지군을 수락하라는 국제적 압력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알렉산더 다우너 외무장관은 계엄령이 친인도네시아 민병대의 준동을 통제하는데 성공할 것이라는 데 회의적이라며 그같이 경고했다.

계엄령의 성패가 언제 판가름나게 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그는 "하루 안에 판단을 내리는 것은 분명코 너무 짧을 것이다. 그러나 이틀 후면 꽤 잘 분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3일동안 1천명이상 사망"

동티모르 주민투표후 자치파 민병대의 폭력행위가 계속된 지난 3일동안 1천명이상이 숨졌다고 포르투갈의 루사통신이 7일 보도했다.

통신은 티모르 전국저항위원회(CNRT)의 간부인 아지오 페레이라의 말을 인용, 서티모르 아탐부아 지역에서 대규모 무덤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페레이라는 동티모르 주도 딜리 해변가에서 시체 20구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국제사회 신속 개입을"

구스마오 강력호소

7일 석방된 동티모르 독립 운동가 사나나 구스마오는 국제사회가 인도네시아군의 지원을 받는 반독립파 민병대의 살육행위를 중단시켜 줄것을 강력히 호소했다.

구스마오는 이날 석방된지 수시간 후 자카르타 주재 영국대사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은 동티모르에 평화와 안정을 가져오기 위해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기꺼이 동티모르로 갈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인도네시아 병사들이 살인과 약탈, 파괴를 자행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인도네시아 정부의 계엄령 선포가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구스마오는 또 "동티모르인들의 고통을 종식시키고 평화를 가져오기 위해 인도네시아 정부및 각료, 정치인들과 협력할 태세가 돼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자신이 이끄는 게릴라 조직인 팔린틸에 대해서는 인도네시아에 대한 무장투쟁을 재개하지 말고 지난 5월 동티모르의 과거 식민종주국이었던 포르투갈과 인도네시아 정부의 합의를 준수, 숙영지내에 머물러 있을 것을 촉구했다.

티모르 저항위원회 (CNRT) 지도자로 20년간 복역해온 구스마오는 동티모르 독립이 성사될 경우 초대 대통령으로 유력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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