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간데스크-도청 이전지와 역사성

"경북도청 이전 논의에 대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전(移轉)을 놓고 의견을 교환할 것이 아니라 이전에 따른 경비 등 여러사정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이전 논의 중단도 한 방법이다"

경북도 고위 공무원의 개인의견을 전제로 한 심경의 피력은 경북도청 이전을 둘러산 지금까지 공직자들이 겪은 고충의 토로다. 이전 경비와 도민들의 유치전 과열 등을 감안할 때 한 방편이라는 주장이다. 수조억원이 들어갈 이전 경비를 경북도의 다른 부문에 투자해 발전을 꾀한다면 더욱 좋은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덧붙혔다. 설득력 여부를 떠난 개인의견이다.

다시 불붙은 유치 경쟁

공직자들의 생각이 어떻든간에 유치전은 전라남도 도청 이전으로 또 다시 불이 붙었다. 유치양상도 달라졌다. 종전까지의 특정지역 중심에서 권역별 유치 양상으로 변화했다. 포항, 경주, 영천 등 동남부권이 이전 후보지를 영천으로 단일화해 유치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구미지역은 지난 8월26일 회의를 열어 중서부권 유치위원회를 확대 개편해 공동위원장을 선임하기로 결의했다. 20명 정도의 구미, 김천, 상주 등 8, 9개시군의 대표를 세운다는 계획. 부위원장도 각시·군의 대표를 당연직으로 선임해 지역권 시민연대로 강력한 유치운동을 펼친다는 전략이다.

유치운동의 내용도 또 다른 특성을 가진다. 안동은 지역 균형개발을 내세운 적극적인 활동이 돋보인다. 도지사 고발, 성명서 발표로 대처하는 등 여론조성에 무게를 둔 듯한 인상을 받는다. 언론매체에 광고로 호소하는 적극성을 보여 다른지역과는 차별화된 운동이라는 분석이다.

권역별 물밑작업 한창

구미지역은 물밑작업을 한창 진행중이다. 도단위기관 유치에 공을 들이는 것이 곧 차별화라는게 추진인사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올해 기공식을 가진 중소기업 지원센터나 교원연수원, 농협연수원, 경북도 운수연수원 등이 구미지역권에 있는 도단위 기관이다. 중서부권역에 도단위 기관 유치에 공동작업도 병행하는 방법으로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도청 입지선정에 무게를 두어야 하는 부분은 경제성이 우선 아닌가 싶다. 도청이 들어설 기반조성 여부가 관건이다. 통신시설, 도로망 구축정도, 충분한 용수(用水)를 고려해야 한다. 개발가능지 부족, 편향입지 산업구조 등도 짚어야 하는 항목이다. 하지만 국가나 지방자치 단체의 경제성이 우선이다. 물론 역사성도 논의 대상이다. 도청 이전지로 결정난 그 지역은 그 순간부터'역사 지역'으로 떠오른다. 따라서 역사성은 크게 무게를 둘 사안이 아니다. 신라불교 초전지, 선비의 고을이 도청이전지 결정과 뭐 그리 최우선의 중요 사항인가.

경제성부터 고려를

문제는 도청 이전 논의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는 점이다. 공식적인 기구설치논의는 지난 92년 4월3일 도의회 도청이전 특별위원회구성 결의안 발의가 효시다. 그 이전 80년대 후반부터 도청이전 논의가 있었다. 대학교 연구기관에 용역을 의뢰,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었다.

도청이전 논의를 될 수 있으면 빨리 끝내자. 물론 심도있는 의견 교환은 할수록 좋은일, 충분한 토의로 도출해내는 합의가 지선(至善)의 덕목이다. 정치적인 상황은 배제하자. 경북도 발전에만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제부터 경북도청 이전지 결정 논의를 활발하게 전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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