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동해안의 적조가 확산일로를 걷고 있다. 지난달 말 남해로부터 올라와 발생하기 시작한 적조는 불과 10여일 만에 어민들에 2억여원의 피해를 입혔으며 앞으로 피해액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미 적조는 그 밀도가 ml당 4만3천740개체(cell)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여기다 장기화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니 걱정이다.해마다 되풀이 되는 유행성 적조다. 그러나 올해는 발생시기에 맞춘듯 자주 내린 비로 연안수역에 흘러든 풍부한 영양분과 수온마저 적조증식에 알맞은 섭씨 24~25도를 유지해 앞으로 늘어날 피해는 예상을 불허한다. 그 뿐인가. 이 몇년 사이 적조는 단순히 해류를 타고 올라왔다 자연 소멸하는 현상에서 벗어나 남북연안을 오르내리며 이동을 반복하는 게릴라성이어서 한일어협 이후 가뜩이나 늘어난 어민들의 한숨을 더욱 몰아 쉬게 한다.
적조는 식물 플랑크톤이 일시에 대량 번식, 쌓임으로써 바닷물 색깔이 적색 또는 황갈색으로 변하는 현상이다. 동해안의 경우 몇년전까지는 적조가 무독성이었으나 지난 95년 엄청난 피해를 입힌 이후는 적조를 일으키는 생물은 독성이 강한 편모조인 코클로디니움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정확한 발생원인은 밝혀진것이 없지만 육지의 부패성 유기오염물질인 질소나 인 등이 바다로 유입돼 일어나는 부영양화가 주범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따라서 환경오염으로 인한 연안의 황폐화가 바다를 돌이킬 수 없게 만들고 있는 셈이다. 예를들면 생활하수나 농·축산 및 공업용 폐수 등이 자연의 수용 한계를 넘게되면 아무리 넓은 바다라도 균형은 깨지지 마련이다.
동해안 항구나 포구를 가보면 눈살이 찌푸려질 지경인 곳이 많다. 아무렇게나 버려진 쓰레기, 시커멓게 웅덩이 같이 고인 개천물, 뱃전으로 떠 다니는 기름덩이들 등등. 넓은 바다에 비하면 하찮은것 같지만 이런것이 쌓여 바다가 멍들어 간다는 점을 우리는 깊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경북도는 이번 적조의 장기화에 대비해 적조 방제를 위한 예산 2억원을 긴급 지원하는 등 발빠른 대응책을 세우고는 있지만 그보다 좀더 장기적이고 적극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날로 악화되는 적조는 단순히 주의보나 내리고 황토를 뿌리는것으로는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다. 따라서 적조피해를 줄이는 양식기술 도입과 적조생물체인 코클로디니움의 천적 연구개발 등을 실용화하는 작업을 선행해 적조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갈수록 우리 바다는 몸살을 앓고 있다. 어민들이 떼죽음한 넙치를 퍼담는 모습을 보라. 결국은 환경의 재앙이다. 이를 막을 수 있는 환경정책이 지속적으로 펼쳐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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