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몽헌 회장 소환일정 싸고 검찰-현대 힘겨루기

검찰과 현대가 정몽헌(鄭夢憲) 현대전자 회장의 소환일정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검찰은 7일 "정회장 측에게 8일 오전 10시까지 출두하라고 통보했으나 일정을 맞출 수 없다고 해 재차 조기 출두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정회장 비서실에 연락, 금주내 소환에 응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 상태이며 이번주중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대측은 검찰과는 상반된 입장을 발표했다.

현대는 정회장이 지난 5일 일본에서 돌아올 예정이었으나 사업파트너와 긴급 면담 때문에 미국으로 건너갔고 다음주 중반쯤 귀국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현대측이 밝힌 일정에 따르면 정회장 소환은 빨라야 내주 중반인 15일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정회장은 지난달 26일 출국, 중동·유럽을 거쳐 지난 3일 일본으로 갔고 다시 미국으로 건너가 체류중이다.

이를 놓고 검찰주변에서는 검찰과 현대가 정회장 소환 일정을 놓고 본격적인 '힘겨루기'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재로선 피고발인 신분인 정회장이 계속되는 출두요구에 불응한다 하더라도 이렇다할 소환 방법이 없는 상태여서 검찰의 수사일정은 다소간 차질을 빚게 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정회장측의 귀국 지연이 계열사 회장단이 줄줄이 소환되는 상황에서 곧바로 오너회장까지 불려갈 경우 대외신인도에 심각한 영향을 받을 것을 우려한 '시간끌기용'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현대는 사업일정이 오래전 잡혀 있었고 주가조작 사건이 보도되기전 이미 출국한 상태였다며 '소환회피용'이라는 의혹을 일축했다.

검찰은 이번 사건이 이익치(李益治) 현대증권회장의 1인극이라는 잠정적 결론을 내린 상태지만 수사의 투명성을 위해 정회장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정회장이 미국에 체류중인 상황에서 서둘러 소환통보 사실을 밝힌 것도 '소환하느냐, 마느냐'를 놓고 불필요한 오해가 생길 소지를 봉합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검찰은 앞으로도 정회장측에 조기 귀국을 계속 종용할 방침이어서 이회장 사법처리와는 별도로 정회장 소환을 둘러싼 검찰과 현대의 '기싸움'은 이번주 내내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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