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베를린 北·美회담 안팎

독일 베를린에서 7일부터 시작된 북-미 고위급 회담은 철저한 비공개 원칙하에서 진행되고 있다.

회담 당일 아침까지도 베를린 주재 북한 이익대표부와 미국 대사관측은 의제는 물론 회담 장소와 시간조차 확인해 주지 않는 등 철저히 함구하는 자세로 일관했다.이익대표부의 여자 교환원은 김계관(金桂寬) 북한 외무성 부상과 이익대표부 관리들의 행방을 묻는 질문에 대해 "아무도 없다. 아무 것도 모른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또 미국 대사관 대변인은 "이번 회담에 관한 것은 아무것도 말해 줄 수 없다. 이것이 미국 정부의 방침이다"고 말했다.

회담 당일 아침 베를린에 도착한 찰스 카트먼 한반도평화회담 특사는 이번 회담전망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뭐라고 말할 수 없다. 지켜보겠다"고만 말했다.

첫날 회담이 끝난 후 김 부상은 짤막하나마 회담에 대한 북한측의 입장을 설명했으나 카트먼 특사는 기자들의 취재 요구에 일절 응하지 않고 급하게 차를 돌려 회담장을 빠져나갔다.

이렇게 북한과 미국 모두 철저히 비공개 원칙을 고수하자 회담 장소를 놓고 한때 미국대사관에서 11일까지 계속 열릴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으나 김 부상이 2차 회담은 북한 이익대표부에서 열릴 것이라고 확인, 회담 장소를 둘러싼 혼란은 일단락됐다.

특히 과거 북-미 회담이나 한반도 4자회담에서는 미국측으로부터 회담 결과를 브리핑 받을 수 있는 한국측 연락관이 파견되기도 했으나 이번 회담에서는 그런 절차도 생략돼 회담 진행 상황을 파악하기가 거의 불가능한 형편이다.

이에 따라 김 부상이 간혹 언론을 통해 말을 하는 경우가 그나마 회담 상황을 추측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가 되고 있다.

그러나 김 부상은 회담의 실질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고 협상전략의 일환으로 필요한 말만 준비해서 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 회담 상황을 파악하는데는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만약 이번 회담에서 주요 의제인 북한 미사일 문제 등에 대해 구체적인 합의에 도달하는 경우가 아니면 이번 회담은 끝까지 '오리무중'에 빠질 것이란 추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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