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성작가들 전시회' 일제히 열려

시간이 가을의 문턱에 선 요즘, 여성작가들의 섬세한 자기성찰과 세상을 향한 당당한 시각을 화폭에 담은 전시회가 일제히 열려 눈길을 끌고 있다.

대구·경북민족미술인협회 여성회원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moon의 제2회 정기전과 설치미술가 임경란씨·한국화가 김혜영씨의 개인전, 경북대 출신 신진 서양화가 5명의 '해피엔드'전이 그것.

'벌거숭이'전이라는 주제로 9일까지 예술마당솔(053-427-8141)에서 열리고 있는 moon의 회원전은 내면 세계에 대한 응시가 돋보이는 전시회. 전시 주제에서 읽을 수 있듯 세상 사람들에게 벌거벗은 작가의 모습을 내보이고 허물을 벗어던짐으로써 마침내 자기자신 혹은 관객들에게 작으나마 자기 성찰의 기회를 주고 있다. 한국화가 이우정씨는 봄밤이 갖는 서정성에 에로틱한 이미지를 더해 인간 본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서양화가 김향금 서은희씨는 상념에 잠긴 나신에서 인간의 불완전한 존재감과 현대인의 모습을 각각 표현한다. 한국화가 조경희 황정혜 이재경씨도 출품하고 있다.

13일까지 스페이스129(053-422-1293)에서 열리고 있는 임경란씨의 '신작로-나는 실크 보드를 만들었다'전은 비단천, 빨랫감 등 설치 소재부터 주제까지 여성 특유의 섬세한 감각이 드러나는 전시회. 비단천을 깔아 만든 길은 누구에게나 조심스럽기 마련이다. 때문에 실크보드위를 걸을 때 만큼은 여유를 갖고 주변의 사물을 음미하며 보다 따뜻한 시각으로 바라보자는 것이 작가의 의도. 다양한 색상의 빨랫감들을 줄에 걸어 연출한 설치작품은 여성이 아니면 느끼기 힘든 일상생활에서의 소박한 행복을 묘사하고 있다.

서울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한국화가 김혜영씨는 신미화랑(053-424-1442) 초대로 13일까지 일곱번째 개인전을 마련한다. 야생화의 기와 생명력을 자유롭고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구성, 화폭에 담은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세기말에 대한 가벼운 수다'속에서 1999년의 의미를 다시한번 생각해 보는 '해피엔드'전은 12일까지 에스갤러리(053-421-7272)에서 열리고 있다. 끝없는 시공간 속의 한 과정에 불과한 세기말, 세기와 세기를 잇는 바통이 되는 1999년, 설렘을 갖게 만드는 2000년의 출발선에 대한 진지한 사고를 작품속에 풀어 놓는다. 서향미 송인자 이소영 정우담 황해연씨 등이 출품했다.

金嘉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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