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공 갤러리 '회화의 지평에서'전

크레파스로 그린 초등학생의 상상화부터 작가의 테크닉과 정신세계가 흠뻑 젖어든 작품까지. 회화는 우리들에게 가장 친근한 장르임과 동시에 끝없는 가능성을 함축하고 있는 미술 분야임에 분명하다.

1999년을 한 시점으로 이러한 회화 장르의 의미와 가능성을 생각해보는 '회화의 지평에서'전이 1부(27일까지), 2부(30~10월16일)로 나눠 시공갤러리(053-426-6007) 기획전으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30, 40대 대구·경북 지역 작가들과 함께 대구에서 전시회를 가진 적이 없는 서울 작가들이 고루 소개되고 있는 것이 특징.

다소 난해하긴 하지만 마냥 편안하기만한 사실적 풍경·정물화에서는 느낄 수 없는 긴장감과 함께 회화의 미래를 생각케 하는 기회를 갖기엔 제격이다.

김택상 남춘모 이교준 제여란 이영배 홍승혜씨가 참여하는 1부 전시는 '조형성'과 '빛과 어두움' 이라는 두 가지 테마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유기적 기하학' 연작의 홍승혜(서울)씨는 삭막하고 딱딱한 현대 환경의 대명사격인 기하학적 형상에 생명을 불어넣어 기하학적 형태도 서정적일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기존의 모노톤에서 벗어나 다소 화려함이 가미된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남춘모(대구)씨 역시 폴리에스터 수지로 만든 스트로크 작품으로 세로선이 주는 조형성에 주목한다. 누구나 할 수 있는 미술을 작업의 주안점으로 삼는 이교준(대구)씨는 아크릴판 안의 필름이 뚜렷하거나 흐리게 나타나는 현상을 통해 애매모호한 경계선, 돌출과 후퇴를 표현했다.

반면 제여란(서울)씨와 지역출신의 재불 화가 이영배씨는 각각 지독한 어두움에서 나타나는 빛, 숯이라는 재료가 주는 의도하지 않은 빛과 어두움의 효과를 드러냈다.

金嘉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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