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의회 83회임시회가 개회이틀만에 파행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을 보는 시민들의 심중은 착잡하다. 의회는 8일, 문희갑시장의 해외출장으로 인한 불출석을 놓고 의회와 집행부측의 마찰이 빚어져 급기야 행정부시장 해임촉구결의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되고 회기변경(연장)의 건이 이뤄진 것이다. 우리는 먼저 지방의회사상 초유로 행정부시장에 대한 해임결의안이 통과된 배경을 주목하고자 한다.
파행의 단초가 된 행정부시장의 답변거부는 여하한 이유로도 납득하기 어려운 집행부측의 오만, 그 자체에 다름 아니다. 이 문제는 의회와 집행부측의 감정 다툼이기 이전, 시민들의 시정전반에 대한 알 권리를 유린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도대체 민주주의를 하는 어느 나라, 어느 도시에서 이같은 전례가 있었는지 모를 뿐더러 집행부측의 이같은 자세로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발전은 백년하청(百年河淸)일 뿐이다.
전날 한의원이 4분자유발언에서 시장이 답변하지 않는 시정질문은 형식에 불과하다는 내용이 문제가 됐다지만 이는 의원으로서 회기시작 3일을 앞두고 불출석을 통보한 시장에 대한 유감표명 차원 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본다. 설사 백보를 양보한다 해도 그 발언은 발언당사자 개인의 의견일뿐, 전체의회의 입장은 아닌 것이다.
더구나 의장으로부터 유감을 표시하고 답변을 하라는 재촉을 받고도 '의장이 입장을 정리해달라'고 맞선 것은 의회경시 자세에 다름아니다. 우리는 행정부시장이 이같은 오만한 자세가 만에 하나라도 해임촉구결의안이 법적인 구속력이 없다는 점에 착안하지 않았기를 바랄 뿐이다.
집행부측의 돌출행동으로 회기가 느닷없이 나흘 연장된 것은 시장이 귀국할때까지는 시정질의를 거부하겠다는 의회의 집단의사로 보아, 이는 바로 의회와 집행부의 갈등이 단시일에 해소되기 어려울 것임을 예고한다. 우리는 차제에 의회와 집행부 양측에 묻고자 한다. 과연 누구를 위한 의회이며 누구를 위한 집행부인가. 가뜩이나 어려운 살림에 할일은 많은 대구시에 살고있는 시민들을 언제까지 시정의 까막눈으로 만들 작정인가. 이번 일도 문제의 근원은 시장의 해외출장에 있었다.어려운 시정을 맡고있는 시장으로서 해외시장 개척이 의욕적인 사업이라는 점을 모르는 시민은 없다. 그러나 왜 꼭 의회가 개회중일때여야 했나는 점은 시민누구라도 문제 제기가 가능하다.
우리는 이 모두가 의회와 집행부간의 누적된 갈등에 원인이 있다고 본다. 어느 쪽이든 자신의 입장을 강변하기 앞서 시민을 생각하는 호양정신이 그 어느때보다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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