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 프로젝트가 9일로 사업추진 1년을 맞았다.
지난해 9월 9일 당시 박태영 산업자원부장관은 대구에서 99년부터 2003년까지 17개 사업에 6천800억원을 투입하는 밀라노 프로젝트를 발표한 것.
그동안 프로젝트는 가능성 및 특혜 시비, 산자부와 대구시간 주도권 다툼, 섬유특별법 제정 논란, 섬유단체장 세대교체 추진 등 적잖은 파동 속에 조금씩 윤곽을 잡아가고 있다. 8월말 현재 대구시가 밝힌 종합진도는 14.4%. 프로젝트 진척상황과 문제점을 짚어본다.
▨사업별 진척상황
프로젝트 발표후 대구시, 업계 등은 추진체제 구축에 역점을 둬왔다.
대구시는 지난해 12월 이탈리아 밀라노시와 자매결연을 맺었다. 섬유전문학원에 장학생을 파견하고 대구분교 설치를 추진중이다.
지난 4월에는 개별사업의 추진방향을 설정과 기능 조정을 위한 대구·경북섬유산업 육성추진위원회가 설치돼 6월부터 매달 회의를 갖고 있다. 섬유·패션도시 선포, 섬유인 결의대회를 열기도 했다.
프로젝트 17개 사업중 섬유종합전시장 및 패션·디자인개발지원센터 건립은 기왕에 추진돼 온 것을 프로젝트에 포함시켰기 때문에 공정률이 높다. 패션·디자인개발지원센터는 현재 38% 공정을 보이고 있고 섬유종합전시장은 2001년 4월 준공 예정이다.
신제품개발지원센터, 니트시제품가공공장, 염색디자인실용화센터 등은 건물설계가 확정돼 10월중 착공 예정이다. 패션정보실은 기본계획이 완료, 기자재 도입에 나섰다.
섬유정보지원센터는 지난달 기본계획이 수립돼 전문기관에 용역을 준 상태.
패션·어패럴밸리 조성은 기획예산처의 이견 등으로 계획보다 두달쯤 지연됐다. 이달내로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기관을 정한다. 섬유기능대 개편은 방향조차 잡지 못한 상태.
▨문제점
밀라노 프로젝트 핵심사업인 패션·어패럴밸리 사업은 다른 사업이 기존 사업을 강화하거나 변형한 성격이 짙은 데 반해 이 사업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식인데다 국비만 700억원이 투입되는 대형 사업이다. 그런데도 당위성 강조 목소리만 있을 뿐 가능성을 확신케하는 노력은 미미하다.
더 위험한 것은 벌써 밸리 조성의 기본방침과 계획서가 나돌고 있다는 사실이다. 연구기관에 용역을 주기도 전에 사업방향이 정해진 것이라면 소수에 의한 밀실추진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용역발주처의 의견에 용역기관이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감안하면 섣부른 계획 공개가 주는 위험은 더욱 커진다.
섬유정보지원센터와 패션정보실 사업 역시 프로젝트의 핵심. 시장대응형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필수요건이자 지역 업계가 유난히 약한 분야이지만 사업주체들이 내놓은 계획서에는 눈에 띄는 신선한 게 없다는 평가가 많다.
운영방안 보다는 건물과 설비 등 하드웨어에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회원제냐 개방형 체제냐에 대한 운영방향조차 정하지 못한 것도 문제다.
섬유기능대 개편문제는 지금까지의 논의가 원점으로 돌아가는 등 진전이 없는 상태. 경북도가 추진중인 섬유기술인력 양성센터와 아무런 협의가 없다는 것도 문제다. 육성대상을 교통정리해야 중복을 피할 수 있다. 신제품개발지원센터와 섬유정보지원센터 2개 사업에 모두 75억원의 민자출연이 필요하지만 나서는 기업이 없어 문제다. 올해 민자분은 현물출자로 해결됐지만 당장 내년분부터는 난관에 봉착해 있다.
연구원은 대구시에 기부체납한 연구원 부지 등을 민자출연 전환 방안을 연구중이지만 정부의 엄격한 국·공유지 관리정책상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체들의 자세는 가장 어려운 문제. 2001년 섬유종합전시장이 완공되면 개관기념행사로 대구 국제섬유박람회를 열 예정이지만 업체중 이같은 대형 박람회를 치러낼 능력을 갖춘 곳은 손가락 꼽을 정도. 박람회를 통한 제품계약이 일반화될 게 뻔한데도 기획능력을 갖췄거나 준비하는 기업은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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